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면모를 보면 일관성이 없습니다. 무식한 어부도 있고 죄인 중의 죄인이라 불리던 세리도 있습니다. 혁명투사와 같은 열혈당원도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누구든 덤비라던 수제자 베드로가 있는 반면 돌다리도 두드려볼 의심덩어리 도마도 있었습니다. 도래할 예수님의 나라를 꿈꾸며 한자리 차지할 야망으로 부풀었던 야고보나 요한도 있었죠. 축구 잘하는 사람을 모아야 훌륭한 축구팀이 되고, 노래 잘하는 사람만 뽑아야 멋진 합창단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예수님은 왜 이런 사람들을 제자로 뽑았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분명한 점 하나는 이들이 모두 자랑스러운 인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품위 있고 지혜가 풍성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그들은 무지하고 어리석고 성급하고 의심 많은 그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분명한 점 또 하나는 이들이 예수님을 만난 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3년의 동고동락을 마치고 마가 다락방의 역사를 체험한 제자들은 엄청난 사람이 됐습니다.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신앙공동체인 초대교회를 일으켜 세운 탁월한 지도자가 됐습니다. 박해와 탄압에 죽음을 넘어 세상에 단비와도 같은 복음을 전한 위대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91897&code=23111512&sid1=fai&sid2=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