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한 결과 박 목사님은 헬라어에 탁월한 실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수업시간 학생들이 질문하면 교수님은 어김없이 “박희천 학생이 답해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박 목사님이 아주 어려운 헬라어를 질문하면 “그건 나도 모르는데 너 때문에 새로운 것을 연구하게 됐다”며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박 목사님이 석사학위를 마치고 박사학위 때문에 중부 모 신학교 V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그분은 헬라어 사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박 목사님이 원고를 읽다가 질병을 뜻하는 헬라어 ‘노소스(nosos)’를 발견했습니다. 여성형이었던 그 단어는 남성형으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그대로 인쇄하면 교수님께 낭패가 될까 봐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V교수님은 “후진국에서 온 네가 뭘 아느냐”며 핀잔만 줬다고 합니다.
그때 박 목사님은 신학자라도 다 같은 신학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닮은 신학자와 그렇지 않은 신학자가 있는 것이지요. 어제는 성탄절이었습니다. 이제부턴 우리 위해 오신 예수님의 겸손과 온유, 배려를 배웠으면 합니다.
박성규 목사(부산 부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