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결백해 존경받던 목사님이 시무하던 교회를 사임하셨다. 그는 사석에서 “지금까지 내 목회는 실패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목회를 하면서 부교역자를 선별해 교회를 분립해 주었고 생활에 있어서도 근검절약했다. 기도하러 기도원에 갔다가 “나의 사랑하는 종, 능력을 줄까” 하는 신비로운 음성도 들었다. 그때 그는 “능력은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의 참 종이 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렇게 인격이 수려하고 누가 봐도 성공한 분인데 왜 스스로 실패했다고 말씀하실까. 그분의 지론은 이렇다.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목회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름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은 템플턴 상을 받으신, 존경받는 위대한 분이시다. 그분이 수상 소감을 말씀하실 때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해서 좌중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이어 “나는 신사참배를 했다”고 말씀했다. 참 훌륭한 목사님이시다.
성숙해진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의나 공로는 생각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이나 성실치 못했던 일만 자꾸 생각나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냉정히 스스로 비판할 수 있음이 성숙이 아닐까.
효자는 어버이 장례에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것은 어버이 살아계실 때 어버이께 잘못했던 일만 자꾸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효자는 눈물이 없다. 어버이 살아계실 때 자기가 잘한 일만 생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윌로크릭교회가 우리 교회는 실패했다는 자평을 내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실패와 성공은 하나님이 평가하신다.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