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한 분이 신앙상담을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요즘 우리 남편이 예배에 소홀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함께 간절히 기도한 뒤 상념에 빠집니다. ‘우리 남편이라니. 아내가 여러 명 되는 것도 아닐 것인데.’ 그렇습니다. ‘우리 남편’이 아니라 ‘내 남편’이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우리’라는 말을 퍽 좋아합니다. ‘우리’의 영어 단어인 ‘W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의미들이 등장합니다. 인칭대명사 ‘I(나)’의 복수형, 말하고 있는 화자를 포함한 어떤 그룹, 보편적 인간을 가리키는 우리 등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말 ‘우리’에는 영어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부 명사 앞에 쓰여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어떤 대상이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 그것입니다.
우리 오빠, 우리 엄마, 우리 아들, 우리 신랑, 우리 교회, 우리 목사님, 우리나라…. 이 모든 ‘우리’ 대신 ‘내’ 혹은 ‘나의’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만 친근하고 따스한 느낌 때문에 역시 ‘우리’라는 말을 포기하기 싫어집니다. 여러분 아시죠? 하나님은 누구보다 가까운 우리 아버지가 되십니다. 예수님은 누구보다도 가장 친밀한 우리 주님이시랍니다.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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