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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침마다 우리 부부는 맘 착한 노부부를 마주칩니다. 예쁜 사발에 정성스레 버무려진 밥을 담아 배고픈 ‘길냥이’들을 먹입니다. 혹여 길냥이 천국이 될까 걱정이 됐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딱 3마리뿐입니다. 아마도 자기들 밥그릇 빼앗길까봐 다른 고양이들에게 소문을 내지 않은 모양입니다.
제 아내는 본래 고양이를 싫어했습니다. 요물 같다는 둥, 털이 많이 빠진다는 둥 얼마나 싫어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새벽마다 노부부의 발자국 소리만 들으면 ‘냐옹∼’하며 반갑게 달려오는 길냥이들이 신기했나봅니다. 어느 날인가 아내는 고양이를 우연히 불러봅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마리가 ‘냐옹?’하며 반응을 보인 겁니다. 아내가 더 친근하게 불렀더니 아니 이 녀석이 아내 곁에 다가와 아양을 떠는 것이 아닙니까. 머리를 연신 비비기도 하고, 때론 벌러덩 누워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부립니다. 이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밥 주는 할머니와 헷갈리는 거 아냐? 녀석, 사람을 잘 못 알아보는구먼.’
이젠 아파트를 드나들 때면 아내는 어김없이 길냥이를 부릅니다. 한 녀석이 ‘냐옹∼’하고 반갑게 달려 나옵니다. 사랑 받을만한 고양이입니다. 사랑해줄만 합니다. 아무렴요. 세상에 이유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글=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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