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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과일을 먹으면서 씨를 발라내기가 불편했습니다. ‘씨가 없으면 더 편리하게 먹을 수 있을텐데’라면서 과일을 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씨 없는 수박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불편하다고 씨가 없으면 우리는 더 이상 그 과일을 먹을 수 없게 됩니다. 생명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일의 씨는 먹기에 불편하지만 생명의 압축이고, 내년에 그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고통도 그렇습니다. 어느 누구도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통의 과정을 피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 역시 과일 안에 있는 씨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 없는 세상, 고통 없는 인생, 고통 없는 과정을 모두가 원합니다. 과일의 씨 속에 생명의 약속이 담겨있는 것처럼, 고통의 과정 속에 생명의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해산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도 이러한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십자가도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과일 속의 씨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한 알의 밀알을 강조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씨앗 속에 담긴 생명의 약속, 고통 속에 담긴 생명의 약속, 그리고 십자가에 담긴 생명의 약속이 곧 예수의 부활입니다. 씨 없는 수박, 편리하지만 ‘글쎄요’ 입니다.
곽주환 목사(서울 베다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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