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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달력을 받아든 우리는 빨간 펜을 들고 1년 365일 중에서 기념의 날들을 체크합니다. 명절과 결혼기념일을 비롯해 국경일과 가족생일 등. 이 중 한국 사람이라면 빠뜨리지 않는 날이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죽음의 날(忌日)’ 아닐까요. 예수 믿는 우리는 죽음을 단순한 상실과 절망이 아닌 새로운 출발과 희망의 통과의례라고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의 날을 소홀히 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제사 대신 정성스럽게 예배를 준비합니다.
시냇가에 무덤을 쓴 청개구리는 비오는 날마다 죽은 어미를 떠올리며 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강우일이 대략 100일 내외라고 하니 최소 4일에 한 번씩은 어미를 위해 우는 것입니다. 청개구리는 어미의 죽음 이후에 대단한 효자가 된 것이 틀림없겠지요.
9일 종려주일을 기점으로 고난주간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날들입니다. 그 경건한 날들의 절정에 ‘예수님의 죽음의 날’ 곧 성금요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날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나를 다시 살리고자 처절한 고통 가운데서 죽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찌 그 날을 잊을 수 있을까요. 어찌 그날을 맘 편히 보낼 수가 있을까요. 십자가가 걸려있는 예배당을 찾아 넋 놓아 울어도 될 날입니다.
안성국 익산 평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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