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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들은 봄이 되면 이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모두들 뒤꿈치를 들고 사뿐사뿐 걸어라. 땅 밑에 이제 막 봄의 씨앗들이 올라오니 그걸 짓밟지 말라.”
우리의 옛 조상들은 더 따뜻했습니다. 보통 때엔 씨줄 열 개를 나란히 해서 촘촘하게 엮은 십합혜(十合鞋)라는 짚신을 신었습니다. 그런데 봄이 되면 십합혜의 반(半)인 씨줄 다섯 개에 날줄을 듬성듬성 엮은 오합혜를 신었습니다. 이 짚신은 실용적이지 못했습니다. 보기에도 팔푼이처럼 엉성하고 빨리 닳기도 하고 급하게 뛰어가다 보면 훌떡 벗겨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봄이 되면 오합혜를 신은 이유가 있습니다. 봄은 모든 벌레들이 알에서 깨어나는 때. 느슨하게 삼은 오합혜를 신고 다니면 알에서 막 깨어난 벌레들이 밟혀 죽는 일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갈치’ 의 원말은 ‘칼치’입니다. 칼 모양을 닮은 고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새끼를 ‘풀치’라고 합니다. 기다란 풀잎 모양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풀(草)이 자라서 칼(刀)이 되는 셈입니다. 힘없는 여린 풀이라고 해서 함부로 밟으면, 풀은 칼이 돼 내게 비수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녀린 풀을 잘 보듬어줬더니, 풀은 칼이 돼 내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큰일을 할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다 착한 종이여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열 고을 권세를 차지하라 하고”(눅 19:17)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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