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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로 존경받는 사람 중에 고 박종홍 교수가 있습니다. 한 제자는 그를 가리켜 성성성(誠成聖), 곧 지성스럽게 살다가 신앙적인 거룩함을 찾아간 사람이라 평했습니다. 사실 그는 철학도로서 죽을 때까지 진리 탐구를 자기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그렇게 일평생 진리를 추구하며 살다가 마침내 임종을 앞두고야 기독교 신앙에 입문했습니다.
그러나 병세가 워낙 심한지라 교회에 나갈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바람대로 새문안교회에서 영결식을 치르게 됐는데, 당시 그의 제자들은 전부 의아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아니, 선생님이 언제 크리스천이 되셨지?” 후일 전후 사정을 듣고는 모두가 이렇게 수긍했다고 합니다. “그렇지, 교회 외에 딱히 갈 곳이 없으셨으니….”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이들이 교회의 변질과 추락을 보며 낙담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교회 외에 어디로 갈 것입니까.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사람이 살아나고 열방이 구원을 얻는 공동체는 교회밖에 없습니다. 루터는 말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누워계신 말구유다.” 교회가 아무리 구유처럼 볼품이 없어도 그곳에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하신다는 뜻입니다. 옳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회는 세상의 희망입니다.
김석년 서울 서초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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