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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쓰기2
네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발견하고 사랑하며
편지를 쓰는 일은
목숨의 한 조각을
떼어주는 행위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보내면
받는 이의 웃음소리
가까이 들려오네
바쁜 세상에
숨차게 쫓겨 살며
무관심의 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때로는 조용히
편지를 써야 하리
미루고 미루다
나도 어느날은 모르고
죽은 이에게 편지를 썼네
끝내 오지 않을 그의 답을
꿈에서도 받고 싶었지만
내 편지 기다리던 그는
이 세상에 없어
커다란 뉘우침의 흰 꽃만
그의 영전에 바쳤네
편지를 쓰는 일은
쪼개진 심장을 드러내 놓고
부르는 노래
우리가 아직 살아 있음을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기 위하여
떄로는 편지를 써야 하리
사계(四季)의 바람과 햇빛을
가득히 담아
마음에 캐겨 둔 이야기 꺼내
아주 짧게라도
편지를 써야 하리
살아있는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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