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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된 불행은 불행이 아니다. 그러므로 행복이 설 자리가 생긴다.” 이성복 시인의 산문집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의 한 구절입니다.
시인은 불행에 대해 이야기해야 행복이 핀다고 했습니다. 혼자 불행을 짊어지기보다 고통을 털어놓으며 그 불행과 거리를 둘 때 행복이 설 자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꽃을 그리려면 꽃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불행에 대해 토로할 때 잠시나마 속이 시원해지고 고통을 객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된 아픔은 거리두기가 된 것입니다. 작게나마 행복이 설 자리가 생깁니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야기가 그치면 다시 불행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불행은 하나님께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의 탄식은 성령의 탄식과 만나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이야기하는 것을 ‘기도’라고 합니다. 하나님께 이야기된 불행, 기도한 불행은 더 이상 불행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순간 하나님 아버지가 좋은 것으로 준비하시며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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