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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목회에 대해 심하게 갈등한 때가 있었습니다. 주의 종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확신이 없었고, 매 시간 무기력이 전신을 싸고돌았습니다. 견디다 못해 고 윤주봉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철딱서니 없는 젊은 목회자의 고민을 다 들으신 후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정 목사, 난 자네가 자랑스러워. 자네와 함께하던 시절이 내겐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거든.”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은 대학 시절 만난 세 친구 덕분에 작가가 됐다고 공언했습니다. 첫째는 보든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거부 ‘호레이쇼 브리지’인데 무명작가에게 출판비 전액을 지원했습니다. 둘째는 정치인 ‘피어스’로 정계 기반을 닦자마자 집필활동을 도왔고 무명작가를 대작가로 미리 예우한 인물입니다. 후에 미국 14대 대통령이 됐습니다. 셋째는 유명 시인 ‘롱펠로우’입니다. 그는 호손을 위해 서론을 써주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은 인물입니다.
호손은 세 친구 덕분에 이미 대작가로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한 사람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그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주는 걸 ‘피그말리온 신드롬’이라 합니다. 비판과 질책이 난무하는 시대, 따스한 말 한마디가 그립습니다. 제발 ‘피그말리온’을 ‘피를 말려요’로 바꾸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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