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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소식은 교회 담장과 마당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개나리가 노란색 꽃망울을 터트리자 시샘하듯 하얀 목련꽃이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벚꽃이 연분홍 옷을 입고 만개합니다. 아름다운 봄꽃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그토록 매서운 겨울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살포시 꼬리를 감추고 내년을 기약합니다. 우리 앞에서 그렇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내 일생이 달리는 경주자보다 더 빨리 지나가므로, 좋은 세월을 누릴 겨를이 없습니다.”(표준새번역 욥 9:25) 아무리 세월을 붙잡아보려 해도 그 세월은 느리게 가거나 멈춰주지 않습니다. 집사님 댁에서 봄 대심방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구역장 권사님이 교회 봄 야유회 날짜를 알려주려 벽에 걸린 달력을 봤는데, 아직 1월 첫 장에 머무르고 있었지요. 권사님이 “집사님은 가는 세월이 아쉬워 달력을 꼭 붙들어 놓으셨나봐요. 어쩐지 얼굴에 젊음을 한가득 담고 있는 이유가 있었네요”라고 하자 모두 박장대소했습니다.
겨울이 가면 따스한 봄이 찾아오듯 가는 세월은 붙들 수 없습니다. 하늘의 소망을 안고 사는 그리스도인은 지나가는 세월을 한탄하듯 보내지 말고 대신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창조주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며 사는 지혜로운 자의 자세입니다.
이일성 목사(군산 풍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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