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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상가 한 모퉁이에서 조그만 교회를 개척해 예배를 드릴 때입니다. 처음 입주한 건물인데 예배당 한가운데 관리사무소의 방송 스피커가 달려 있었습니다. 필요할 때 공지사항을 전달해주는 스피커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이 시도 때도 없이 나왔다는 겁니다. 예배를 드리는 중이었습니다. “믿음은 내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관리비 31일까지입니다. 반드시 납부해주기 바랍니다.” “거룩 거룩 거룩 존귀하신 주님.” “저녁 8시부터 새벽까지 난방이 공급 됩니다.” 이런 식으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시점에서 방송이 나오곤 했습니다. 관리소에 가서 제발 예배시간은 피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 약속도 받아냈지만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과정을 겪은 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천장에서 스피커를 잡아당겨 전선을 싹둑 잘라버렸습니다. 그 후부턴 방해 없이 예배를 잘 드릴 수 있었습니다. 관리소 방송을 못 듣는다고 해서 교회가 무너지거나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악마의 소리는 귀를 막거나, 못들은 척하거나, ‘나는 안 끌려가’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아파도, 아쉬워도, 피가 철철 나도, 각오하고 그 선을 잘라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삽니다.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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