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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림 같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마을 어귀 혹은 중앙에 높다랗게 자란 큰 나무에 관한 추억입니다.
그 나무 아래서 만남 대화 약속이 있었습니다. 가슴 아린 슬픔을 달래던 아련한 잔상이 있습니다. 새들이 와서 노래했고, 손톱만한 새 잎이 자라 하늘을 덮었습니다. 눈물 뚝뚝 흘리듯 낙엽이 지는 것도, 하늘을 분할하는 빈 가지로 시야를 열어주었습니다. 이처럼 큰 나무 한 그루는 마을 전체의 풍광을 바꿉니다. 그 아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늘은 쉼을 주고, 꿈과 추억을 공유케 해 마음을 푸근하게 합니다.
큰 나무는 어떤 경우에도 그 자리에 오래 있어야 합니다. 태풍에 나뭇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꺾여도, 발로 차여도 말입니다. 뱉은 침이 흘러내리고 칼로 이름이 새겨져도, 라이터로 시커멓게 타도 그 자리에 오래 있어야 합니다. 벼락을 맞아 한 쪽이 떨어져 나갔어도, 벌레가 먹어 움푹 파였어도 말입니다. 부끄러워 피하고 싶어도 그 자리에 오래 있어야 합니다.
해코지한다고 성질이 나 주먹질하러 뛰어나갔다면 뿌리가 뽑혀 죽었을 것입니다. 큰 나무가 돼 큰 그늘을 드리우면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인내 수용 바라봄 용서를 볼 수 있습니다. 큰 나무가 되면 그늘에 쉬어가는 이들이 많아집니다. 푸근한 마음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주님은 큰 나무입니다.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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