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가수: 한웅재 / 기획사: 준비된 의자 출시일: 2009.04.08 |
소원의 작곡자, 한웅재(꿈이있는자유) 첫 솔로 음반
한웅재 1집 - 2nd Step (CD)
"노래를 지어 세상과 나누기 시작한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만의 음반을 냅니다."
그간 꿈이 있는 자유의 음악을 만들어 오면서 짬짬이 써 놓았던 글들에 멜로디를 입히고
이제서야 한 묶음의 소위 앨범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이 솔로음반이지 너무 많은 이들의 수고가 이 음반 속에 녹아져 있습니다. 프로듀서 신영수 형제와 꿈자 6집에 이어서 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었던 밴드들 그리고 함께 꿈이있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긴 세월을 함께 한 정종원목사님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 음반은 아마도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의 음반이 설 수 있도록 도왔던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 음반은 이렇듯 그분들의 수고와 협력의 결과입니다.
이번 음반에는 12곡의 노래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 중 11곡이 저, 한웅재가 작사 작곡한 노래이고 나머지 한 곡은 이무하씨의 노래입니다. 이무하씨는 제게 노래의 가사는 늘 탁월해야 한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어서 참으로 큰 영광입니다. 나머지 열한 곡은 제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로부터 자라난 이야기들 입니다. 묵상 중에 쓴 글도 있고 길을 걷다가 만든 노래도 있으며 깊은 고민 중에 지어진 노래들도 있습니다. 하연이에게라는 생애 첫 번째 노래로부터 시작된 저의 노래 만드는 여정에 있어서 이 노래들은 이후로도 오래도록 아주 각별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이번 음반의 제목은 2nd Step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노래의 자리로 부르시고 그 맡겨진 일에 대한 바른 책임의식을 가질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주님의 깊고 높은 은혜에 대한 답변이 바로 이번 음반의 컨셉 입니다. 오늘에 멈춰서지 않고 늘 새로워 질 수 있는 노래를 꿈꿉니다. 치열하고 진실한 삶으로부터 이끌리어 나온 곡들을 저는 아직 기다립니다. 이것에 제가 할 일이니까요. “꿈이있는 자유의 모든 음반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을 가끔 만납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느 날 그분들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바라기는 이 노래들이 그분들에게 대한 감사의 인사 같은 음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더 깊고 진실한 꿈이있는 자유로 가는 좋은 디딤돌 같은 역할로 한웅재 솔로 2nd Step이 쓰여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이 음악을 듣는 모든 분들을 미리 축복해 봅니다. 이 노래들이 제가 처음에 만들었을 때보다 더 좋은 노래들이 되어서 세상 곳곳으로 흘러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6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꿈이있는 자유 7집에서 뵙죠
한웅재 솔로 2nd Step을 세상에 보내며 한웅재가 썼습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4way
-음반 리뷰
한 그룹의 멤버로 알려져 온 사람이 자신만의 솔로 음반을 내는 경우가 흔치 않은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경우가 있을 때마다 궁금해지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매번 같다. '과연 그룹으로 활동할 때와는 어떤 다른 음악을 들려줄까? 왜 솔로 음반을 냈을까?' 음악을 감상하는 입장에서 좋은 음반을 또 하나 만나는 것이야 분명 반가운 일이고, 그 과정에 대해서 성가신 의문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할 때와는 다른 모습들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한웅재의 솔로 앨범 [2nd Step]을 만나는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 동안 꿈이 있는 자유의 '두 사람 중 한 명'이었고, 그 꿈이 있는 자유가 얼마 전 여섯번째 앨범을 낼 정도로 꾸준한 활동을 보였기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웅재의 보컬과 스타일은 꿈이 있는 자유의 그것과 등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한웅재만의 음반에 대한 궁금증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하지만 스타일에 있어서 [2nd Step]과 꿈이 있는 자유의 음악 사이에 억지로 선그리기를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2nd Step]은 음악적인 발상의 전환 같은 이유를 경유해서 만들어진 음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꿈이 있는 자유의 일원이라는 것을 떠나서 자연인 한웅재, 음악인 한웅재가 자신이 느껴온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공간에 늘어놓기에 충분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기에 자연스레 나온 음반이 이번 프로젝트가 아닐까 싶다.
[2nd Step]을 듣는 느낌은 몇 년에 걸쳐 습작처럼 그려놓은 스케치들을 오랜만에 꺼내서 하나하나 들춰보는 기분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들, 어린시절부터 만나온 나긋나긋한 성경책 속의 인물들, 내 옆에 있는, 그리고 추억 속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얼굴 가득한 미소를 머금은 채 정성스레 그려놓은 스케치들 말이다. 그리고 그 모든 스케치들은 한웅재의 자취와 한웅재의 주변에 오롯이 담겨있는 그림들이다. 여기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면 이미 이 앨범이 만들어진 것에 대한 이유는 납득하고도 남을 만 하다.
무엇보다도 [2nd Step]은 짧지 않은 세월을 지나며 친숙함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온 한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색깔이 듣기 좋은 새로움으로의 중첩점을 잘 찾은 음악이다. 한 곡을 제외한 모든 곡들이 새로운 곡들이긴 하지만, 곡들이 갖고 있는 심상은 이전의 한웅재 음악이 보여주었던 흐름과 유하게 궤를 같이한다. 유일한 리메이크 곡인 "저 언덕을 넘어서면"이 다른 기존 곡들과 이질적이지 않게 잘 섞이는 것은 이런 일관됨에 대한 좋은 증거다.
듣는 재미를 주는 리듬감이 풍성한 것도 [2nd Step]의 매력 중 하나이다. 아니, 오히려 이 앨범 최고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포크나 어덜트 컨템퍼러리 장르의 곡들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만을 갖추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곡들 하나하나가 가사의 심상과 어우러지는 각자의 개성을 담고 있다. 고즈넉한 서두를 열어주는 "의의 나무"에서 정말로 이야기를 풀어 놓는듯한 박동의 "2nd Step"으로 이어지는 앨범의 시작, 부드럽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그 나무 아래로", "어머니, 새벽기도" 같은 곡들과, 쓱쓱 흩어가는 단상들을 생동감 있게 말하는 "가볍게 여행하기"와 "양화대교 북단", 그리고 정말 유쾌한 트랙인 "고마운 사람들" 같은 곡들은 너무나 짜임새 있게 앨범의 자리자리를 채우고 있고, 그 덕분에 이 앨범을 듣는 감상을 적잖은 트랙들이 정말 쉬이 지나가게 한다고 말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잘 '밀려지는' 한 두 곡 들이 싱글이라는 이름으로 단 위에 올려지는 요즘의 디지털 정서에 반해, 보란 듯이 느긋하게 듣기 좋은 앨범을 만나는 것 같아 통쾌한 기분마저 느껴질 정도다.
'꿈이 있는 자유 출신의 아티스트가 만든 솔로 음반'이기에 의례히 기대할 만한 음악이었고 그에 부응하는 감성들을 분명히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한 다르다"는 생각에 자꾸 뒤돌아서 보고 또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 매력이 앨범이 끝나는 시간까지 이어지기에 [2nd Step]은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음반이다. 마지막 곡 녹음을 끝내기까지 어금니를 지그시 물고 정성스레 마름질을 해내는 장인의 깔끔한 솜씨를 본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 뒤안에서 제일 기쁜 것은 무엇보다도 한웅재 자신이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당당히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여기 서 있는 가장 큰 이유
내 안 가득한 그 이름 노래 하는 일...
... 멈추지 않으리 아니 멈출 수 없네 이것이 나의 삶 - 2nd Step 中
유재혁 CCM칼럼니스트 / CCMPA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