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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회가 열렸다. 예배당 건축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벌써 여러 번 회의가 진행됐다. 결론은 나지 않았다. “현재의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에 무슨 불편이 있느냐”는 주장과 “새로 예배당을 건축해 하나님의 전을 아름답게 꾸미고, 교육시설을 확충해 예배 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생각이 서로 대치가 되었던 것이다.
그 무렵 목사님께서 예수님을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집사님의 집에 심방을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예배당을 새로 건축해야 하는데, 성전건축을 원치 않는 장로님 때문에 예배당을 짓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예배당 지붕이 함석이어서 비가 오면 시끄러워 설교가 불가능하고, 여름엔 함석이 달아올라 더워서 예배를 드리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그 집사님은 그날 밤, 교회의 지붕에 올라갔다. 달빛은 밝았다. 집사님이 교회 지붕을 헐어 낸다는 소식을 듣고 장로님들이 모두 나왔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그 다음 주일, 성도들은 지붕 없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할 수 없이 긴급 건축위원회가 구성됐고 건축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한 집사의 용기가 교회를 새롭게 하는 역사를 이루게 하기도 한다. 회의가 지나치면 비효율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오래 믿는 자가 이성적인 신앙이 되면 교리가 아무 일도 못하도록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기도 한다.
윤대영 목사 (부천처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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