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묵상테마는 갓피플 매거진 8월 커버스토리 인터뷰 내용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빅뱅의 지드래곤이나 소녀시대의 수영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훗날 되고 싶은) ‘꿈’이라거나 ‘저들처럼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콕 찍은 부부. 연예인 커플이 결혼 발표를 할 때마다 으레 약속을 한 듯 따라잡기 일순위에 이름 올리는 부부.
결혼 10주년이 된 지금까지 하음 하랑 하율 하엘 네 자녀를 낳고, 거기에 더해 가슴으로 품고 달마다 후원하는 전 세계 800명의 아이들까지 도합 804명의 부모가 된 부부, 바로 션과 정혜영이다. 이 부부가 최근 가족 에세이 포토북《오늘 더 행복해》(홍성사 간)를 냈다.
6년 전 냈던 책 《오늘 더 사랑해》에서는 아기였던 둘째 하랑이와 엄마 혜영의 흑백‘셀카’사진이 표지를 장식했다면, 이 책에서는 의젓하게 성장한 하랑이가 엄마와 머리를 맞댄 화사한 컬러 사진이 표지에 실렸다.‘이제는 더 행복해’라는 가족의 외침이 볼륨 크지 않아도 편안하게 들릴 듯하다. 행복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는 감정의 언어적 표현….
그래, 맞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옳다. ‘언제가 행복했었나?’하며 적어두지도 않은 어제의 수첩에서 기억을 뒤적이는 오늘이 아닌, 오늘을 행복으로 만들어 내일을 더 기대하는 삶이라야 옳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면 어떻게 하면 오늘 더 행복해지는가?” 하는 것일 터. 감사의 조건을 스스로 찾아내거나 행복의 이유를 발견해내면 더 좋겠지만, 행복을 말하는 이들로부터 전염되는 것이 어쩌면 더 빠를지도 모른다.
어제도 행복했지만 오늘 더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이들이라면 뭔가 행복한 비밀이 있을 것이다.
왠지 오늘 덜 행복하다 싶은 이마다 이 부부의 새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글 이한민 / 사진 홍성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도성윤
◈ 책을 내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션: 둘째 하랑이를 낳고 낸《오늘 더 사랑해》가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었다면《오늘 더 행복해》는 그런 소소함의 연장선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두 명의 아이가 더 늘어난 가족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저희들의 좀더 깊은 이야기들도 글로 담아보자 해서 처음 책보다 조금 힘들게 썼어요. 가수들도 첫 번째 앨범보다 두 번째 앨범 내기가 어렵듯이 말이죠.
막상 내보니까 표지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게 나와 좋습니다. 이 표지에 대해 일화가 있는데요,《오늘 더 사랑해》낼 때는 혜영이가 그때 백일도 안 된 하랑이랑 침대에 누워 직접 찍은 사진이 낙점된 거예요.
그런데 그것 때문인지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이번에도 표지 사진을 뭘로 할까, 또 하랑이랑 혜영이 같이 찍은 사진이라야 하지 않을까 하기도 하며 고심을 많이 했는데, 마침 하랑이랑 혜영이 찍은 사진 중에서 좋은 것이 나왔습니다.
◈ 다른 아이들은 섭섭할 수도 있겠는데요?
혜영: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하다보니까 하랑이랑 저만 표지에 나오게 됐는데요, 하음이가 책 나온 걸 보더니 대뜸“왜 나는 없어?”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후루룩 넘기며 하음이 나온 사진을 보여줬더니 그냥 웃더라고요. 책 속엔 다 있거든요.
◈ 왜 네 명이나 낳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션: 저는 자랄 때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잘 모르고 컸습니다. 너무 일찍 독립하기도 했고요. 그래선지 늘 행복한 가정을 꿈꿔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정말 제가 꿈꿔온 행복한 가족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분들인데요, 그 분들에게 아이들이 넷입니다. 그때부터 제게 가족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와 아이들 넷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꿈이 혜영이를 만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 분들에겐 아들뿐이고 저희는 딸 둘에 아들 둘이란 것이죠. 조금 업그레이드(?)된 예쁜 가정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많은 남자들이 그러죠.“가족만 생각하면 힘이 불끈 나서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고. 저도 그래요. 아이들이 먹는 것만 봐도, 내가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느낌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 요즘 스타 부부들이 두 분을 롤모델로 꼽곤 합니다.
션: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저희는 누구의 롤모델이 되고자 살았던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저는 가장으로서, 혜영이는 아내와 엄마로서 서로 열심히 또 행복하게 살아왔을 뿐인데 다른 분들이 보시고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요.
저희는 앞으로도 꼭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서 살려는 건 아니고, 정말 네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하는 게 너무 행복해서 그 행복을 이웃에게도 전하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또 그게 저에게 행복이 되었고요.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 크기와 상관없이 말예요. 저희는 넘치는 행복을 이웃에게 조금씩 다가가 조금씩 조금씩 나누고 전했어요. 그런데 그 행복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아내의 헌신이 있었고요. 남자야 당연히 나가서 할 일들이 많다고 할 수 있는데 혜영이는 저와 아이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어요.
그래서 행복이라 함은 누군가의 헌신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저희들이 연예인이고 그러니까 그렇게 살겠지 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책에도 썼습니다만 저희들의 삶에는 나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일상이 담겨 있답니다.
◈ 그래도 살다보면 늘 행복할 순 없잖아요. 어떨 때 힘든지,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혜영: 아이 키우는 건 정말 저한테는 힘든 일이었어요. 더구나 한 명도 아니고 네 명이잖아요.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울기도 해요.
남편이 많이 도와주기는 해도 엄마로서 혼자 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제가 채워가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그냥 정혜영, 나이기만을 고집하면 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엄마로서 제가 보호해줘야 하는 일정한 부분이 있죠. 그걸 채워줄 때 그 아이가 나를 보고 방긋 웃어주면 엄마는 행복감을 느끼잖아요. 다른 남편들보다는 제 남편이 사실 육아에 있어서는 달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잘 도와줘요.
그런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더 힘들고 지쳤을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아이를 키울 때 아이에게만 매달려서 육아를 하지 않고요. 저희 눈이 서로를 먼저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에 숨통이 트인 게 아닐까 싶어요.
◈ 남편이 이벤트도 잘 해주신다고?
혜영: 제 남편이 이벤트를 잘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냥 제 남편은 저한테 어떤 고마운 마음이 있으면 그걸 그때그때 자주 표현하는 사람이에요. 많은 남자들이 속으로 알아주기는 하는데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여자들이 섭섭해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여자들이 꼭 큰 거 바라는 건 아니거든요.
◈ 션은 여러 가지 일과 나눔을 많이 하시는데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션: 저는 아직도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게 즐거운 힙합 가수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후원을 목적으로 한 마라톤, 심지어 철인3종경기까지 했다니까 운동선수 아니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어떤 청소년은 제가 은총이 같은 장애 아동들을 돕고 아동전문 병원 설립을 홍보하고 다니니까 사회복지사 아니냐고도 그래요. 이런 일을 알리려고 강연하러 다닌 지는 오래됐지요. 이번엔 책도 또 썼고요. 굳이 저를 말하자면 소셜테이너라고 할까요? 그래서 가끔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일을 다 감당하느냐고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해줘요.“우선순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할 수 있어요.”제게는 가족이 제일 먼저입니다. 가족은 뒤로하고 이웃돕기에만 바빴다면 벌써 고갈되고 지쳐서 넘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저희 나눔은 우리 가정의 행복에서 시작됩니다. 우리 가정에서 차고 넘치는 행복으로 나누기에 저에게 나눔은 행복의 연장선입니다. 우리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고, 그 행복의 힘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도록 돕는 것, 그게 제가 하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은데요, 다 도울 수는 없지만 ‘한 명이라도 내가 도와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밥퍼, 컴패션, 홀트, 루게릭전문요양병원, 어린이재활병원까지 돕게 되었습니다.
◈ 자녀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많이 가르치시던데요.
혜영: 저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니까 저희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은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항상“사랑해 축복해”하는 말을 서로 많이 해줬어요.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늘“사랑해”말해주고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널 축복해”하는 거예요.
그랬더니 저희가 아이들에게 동생들에게도 이렇게 하라고 가르친 것도 아닌데 둘째가 태어나니까 첫째가 둘째에게 그대로 하게 되고, 또 셋째가 태어나니까 둘째가 그러고, 이렇게 그냥 저희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고요. 이제는 막내도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엄마를 깨우더라도“엄마 사랑해! 축복해! 일어나!”그러거든요.
◈ 부모가 나누는 모습이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까?
혜영: 지금은 800명을 돕는데 저희가 뭐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돕기로) 계획했던 건 아니었고요, 결혼하면서 날마다 만 원씩 모은 돈을 결혼 1주년 때 밥퍼의 노숙자들을 대접하는 데 쓰면서 내가 가진 행복이 정말 너무 넘치도록 크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가 필리핀에 비전 트립을 가서 그 아이가 사는 모습을 보고 저희 집 마련보다 아이들 돕는 일을 먼저 하기로 된 것이고요, 당장은 가난에서 벗어날 순 없지만 한 달에 4만 5천 원으로 아이 한 명에게 꿈을 주고 그 아이가 변화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이 아이로 인해 가정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는 걸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리고 남편이 아이티를 다녀오면서 또 숫자가 늘고.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함으로써 저희가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받는 걸 느끼기 때문에 좋습니다.
션: 우리 아이들도 저녁에 잘 때 기도하면서 아프리카 아이들, 아이티 아이들, 못 먹는 아이들과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아프리카가 뭔지 가보지도 못했고 그냥 영상으로만 봤지만 그 아이들이 못 먹는다는 걸 알고 있고, 우리가 풍부하게 누리는 것은 그 아이들과 나누기 위함이라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깜짝 놀란 일도 있었어요.
하음이가 한 세 살 조금 넘었을 땐데, 어디 가서 제가 처음으로 잠깐 떨어뜨려놓아야 할 상황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초콜릿을 한 박스 사주면서“아빠가 일을 해야 하니까 잠깐만 혼자 있어줘”그랬어요. 그때 어떤 기자 분이 장난을 걸려고“하음아, 거기 초콜릿 중에서 가장 작은 거 나 줄래?”그랬대요.
그러니까 하음이가 그 중 가장 먹음직스러운 초콜릿을 골라주면서“그거는 맛없어요. 이게 제일 맛있어요”하면서 그 기자 입에 쏙 넣어주더래요. 기자 분이 감동했다며 인사를 해주셔서 알게 됐어요. 그런 걸 따로 가르친 것도 아닌데,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나누는 걸 보여줬더니 아이가 그냥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줄 때는 가장 먹음직스럽고 좋은 걸 주는 거라는 걸 안 거죠. 우리가 어찌 어찌해서 전 세계 800명 아이들을 돕고 있다는 그 숫자가 중요하다기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은 있어요.
가끔 재미있는 소리로 하는 이야긴데, 우리 아이들 4명에 전 세계에 800명 아이들이 있으니까 그 중 하나는 어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도 가끔 하고요. 실제로 컴패션을 통해 한국인이 후원한 한 우간다 여자아이가 잘 자라서 얼마 전 우간다의 첫 번째 여성 국회의원이 됐거든요.
◈ 첫 번째 책 내고 에피소드가 있었다고요.
션: 원래 첫 번째 책을 쓸 때 제가 먼저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요, 혜영에게 말했더니 단번에 “싫어”그러는 거예요. 제 아내 또한 연기 외에 다른 거는 잘 안 하려고 그래요. 자기는 글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묘안을 생각해낸 게 혜영이한테“혜영아, 책 인세 나오면 너한테 예쁜 선물 사줄게”하는 거였어요.
그랬더니 솔깃해 하면서 책을 쓰게 된 건데요, 책이 나오는 날 아내에게 제가“우리가 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해서 인세도 아직 받지 않은 상황에서 천만 원을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했어요. 그래도 연예인인데 어느 정도 책이 팔릴 것 같고 그 정도는 미리 해도 될 것 같아서였죠.
그랬는데 책이 잘 되면서 독자와의 만남도 몇 번 가졌는데, 세 번째 만남 때였나, 어느 독자가 질문을 하는데“당연히 인세는 다 기부하실 거죠?”하는 거예요. 저는 아무 생각 않고“당연하죠!”이랬어요.
그리고 집에 가는데 아내가 제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나한테 약속한 건?”그래요. 선물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책 냈는데 제게 딜레마가 생긴 거죠. 고민 고민하다가, 발렌타인데이 2월 14일 다음 독자와의 만남의 날이 됐어요. 제가 독자와 아내와 한 두 약속을 모두 지킬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한 거예요.
만남의 시간이 끝날 때 여기저기서 배너가 내려오는데‘정혜영 장학회’라고 써 있어요. 저는 아내에게 선물을 줬고요 독자와의 약속도 지켰어요. 그래서 약 1억 3천만원 정도가 정혜영 장학회를 통해 27명의 대학생들에게 전달이 됐습니다.
한참 반값 등록금이 문제가 됐을 땐데, 제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이건 제 아내가 주는 선물이라고, 그래서 꼭 선물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아내가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아서 참 기분 좋다고 했어요.
◈ 아내와 함께 보낸 날짜 수를 기억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션: 제가 제 아내하고 만난 숫자들을 많이 세요. 그것에 대해 남자들은 많이 불편해 하시구요.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느냐, 안 그래도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느냐 하시는 거죠. 그런데 제가 워낙 어려서부터 숫자를 좋아해요. 산수, 수학을 너무 좋아했고요.
숫자에 대해서는 일부러 노력해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숫자 기억하기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제 아내는 제가 좋아하는 것 그 이상이잖아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는 그 날짜를 하루하루 세는 건 저에게 참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이에요.
오늘(인터뷰한 7월 4일)은 제가 아내를 만난 지 4936일이 됐고요 프러포즈한 지는 3837일이 됐고 결혼한 지는 3556일이 됐습니다. 제가 좋아서 세는 일이지 피곤하고 힘들면 못하죠.
◈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정말 디테일한 것 같군요.
션: 여자는 참, 정말 디테일을 좋아하더라고요. 남자는 그냥 뭉퉁뭉퉁 큰 거 하나씩인데. 그래서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랑해주는 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좀더 디테일해야 하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혜영: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런 거에 아주 무딘 편이에요. 그래서 남편이 가끔 그러는 게 그냥 뜬금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오늘이 며칠 째야”그러면 저는“그거 진짜야? 정말?”그러거든요. 제가 느끼는 건 그렇게 말해주는 남편을 볼 때마다 정말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고, 그렇게 사랑한다는 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고맙게 느껴졌어요.
◈ 아이들을 통해 바라는 행복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션:어느 강연에서 제가 열여섯에 집을 나왔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물었습니다. 만약에 하음이가 나중에 그렇게 가출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순간 “어…”했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 걸 미리 생각해두는 부모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때 제 대답은 이랬습니다.“그냥 기도하겠다”고. 나도 가출했었고, 어떻게 보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았었는데, 예수님을 알게 돼서 삶의 태도가 바뀌고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혜영이와 제가 우리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무릎 꿇고 기도할 겁니다. 내가 그랬듯이 예수님을 만나면 분명히 다 해결될 것을 아니까. 제가 분명히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들이 평생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성공이라고 하는 어떤 외형적인 것, 좋은 학벌, 멋진 소유, 자랑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완벽한 행복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가 그곳에 그들과 함께 있을 때 그곳이, 그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가 행복해야겠죠. 저희 부부는 그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행복했고, 제가 혜영이를 사랑하면서 행복했고, 그 행복 속에 하음이 하랑이 하율이 하엘이가 함께해서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더 행복해》를 통해 바라는 마음은?
션 : 이 책에는 저희가 이웃을 돕고 나누는 이야기도 있고 저희 가정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도 담고 있어요.
요즘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행복을 잃고 사시는 것 같은데 저희가 행복한 이유가 이 책을 통해 공유되면 좋겠어요.
그 행복이 조금씩 바이러스처럼 퍼지면 우리나라가 조금 더 행복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만 누리는 행복이 아니라 함께 누리는 행복이라야 진짜 행복이기 때문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