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공: 秋미디어&아트 01. 독일에서 거주하게 된 배경은…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계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할 때, 독일에서 새로 부임한 독일인 부사장님과 같은 프로젝트를 담당해서 함께 일하게 되었어요.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부사장님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일로 인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가 상사와의 비밀 사내 연애를 하게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프로포즈를 받아 약혼하고 2001년 독일에서 결혼했습니다. 4년 동안 프랑크푸르트에서 살다가 벨기에 브뤼셀로 이사해 6년 동안 살았고, 작년부터 독일 아헨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02.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면… 초등학교 시절 동요를 참 많이 불렀습니다. 그리고 휘파람을 많이 불렀습니다. 스케일부터 노래까지 주위에 들리는 모든 음악의 멜로디를 다 휘파람으로 불러 보는것이 특별한 취미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일기 쓰는 것이 숙제였는데 긴 글을 쓰기 귀찮아서 대신 동시를 썼습니다. 동시 쓰는 것이 더 쉽기도 하도 재미있었어요. 선생님께서 저희 어머니께 동시집을 출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도 하셨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웃음) 03.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중학교 시절 방과 후에 소파에 누워 클래식을 듣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감성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매료되어 차이코프스키를 특히 좋아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기본적으로 배웠고 클라리넷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유학 간 후에도 계속 클라리넷 레슨을 받고 고등학교 관악밴드에서 활동했습니다. 당시에는 브람스의 클라리넷 곡들에 빠져 있었습니다. 클라리넷의 맑은 음색과 피아노, 현악과의 대화, 열정적인 다이내믹, 감미로운 멜로디가 제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방학 때 한국에 잠깐 들어올 때도 윈드 오케스트라의 언니, 오빠들 틈에 껴서 예술의 전당 콘서트 무대에서 연주한 적도 있었습니다. 졸업반이 되자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고 취미로만 하던 음악을 전공해 볼까 고민하던 중 밴드 선생님과 연습 중 저의 특별한 은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음을 들으면 음이름을 맞추는 것이었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원래 음악을 들으면 모든 음이 다 들려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때 이것이 ‘절대음감(perfect pitch)라는 특별한 은사인 걸 알았습니다. 그 후 밴드 선생님의 제안으로 오하이오 주 전체 고등학생 중 선발해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공연하는 일회성 오케스트라(All State Orchestra) 오디션에 지원하게 되었는데, 그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연주자로 뽑혀서 연주하게 되었어요. 이 일로 지역신문에서 기사도 나고 여러 음대에 지원하고 일부 대학에서 장학금 제안도 받았는데 제가 가고 싶은 명문 음대인 인디애나 주립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04. 워십 송라이터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세 명을 꼽는다면 ... 제일 어려운 질문이네요. 한국에 정말 존경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예배 음악에 한정해서 존경하는 해외 송라이터 세분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생애에 8,000곡이 넘는 찬송을 작사하신 분인 미국의 작사가 패니 크로스비(Fanny Crosby)입니다. “내가 평생 시각장애인으로 사는 것이 하나님의 배려인 것 같다. 만약 당장 내일 내게 완벽한 시력이 주어진다 해도 나는 그것을 받지 않을 것이다. 내게 완벽한 시력이 있다면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게 되어 하나님께 찬송 드리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라는 말씀이 제안에 깊이 남았습니다. 육신의 눈은 비록 볼 수 없었지만 영안이 열려 있었으니 그런 주옥같은 수많은 찬송을 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사를 쓰는 방식은 쓰기 전 항상 주님께 영감을 달라고 먼저 기도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크로스비는 자신의 찬송을 통해 일생동안 100만명을 전도하는 것이 삶의 목표였는데, 찬송을 쓸 때마다 자신의 곡이 복음의 도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하구요. 저도 그녀를 본받아 기도로 영감 얻어 쓴 곡들을 통해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 나오기를 소망합니다. 두 번째로는 영국의 송라이터 그래햄 켄드릭(Graham Kendrick)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대 회중예배 음악에서 존경하는 송라이터입니다. “회중 예배곡의 가사는 회중이 이해하기 쉽고, 심플하고 명확하며,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라는 말하며 멜로디와 리듬, 음역은 보통사람(일반 회중)이 부르기 쉬워야 한다는 지론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켄드릭의 곡들은 가사는 성경 말씀 중심이고 멜로디는 심플하면서 아름다우며, 회중들이 부르기 쉬워서 제가 지향하는 예배곡에 가장 가까운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다양한 크리스천 음악 장르와 스타일을 지지하고 좋아합니다. 하나님께서도 다양성(diversity)을 기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 고유의 스타일로 작업할 때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고 아름다운 창조물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노력해서 켄드릭처럼 훌륭한 송라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주의 워십리더 달린 첵(Darlene Zschech)입니다. 열정적인 예배인도와 카리스마로 달린 첵은 저같은 여성 워십리더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는 분이지요.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아직도 남성 워십리더를 선호하고 여성에게는 ‘싱어는 하되 인도는 자제해 달라’는 식의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달린 첵 이후 세대에 미국의 캐리 좁(Kari Jobe)이나 한국의 전은주 전도사님 같은 여성 워십리더를 많이 세워 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격려가 됩니다. 이제 할머니가 되었는데도 계속 열정적으로 예배인도를 하고 있는 달린 첵처럼 저도 워십리더로서 오랫동안 쓰임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다음세대의 여성 워십리더와 여성 송라이터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05.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동기는… 뒤늦게 긴 영적 방황 끝에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 만나기 전 뉴에이지와 종교 다원주의에 빠져서 1년간 심각한 정신적 혼란과 영적 암흑 속에서 고통 받다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구원 받게 되었습니다. 시편 40편 2절 말씀 그대로 저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셔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사도행 전 말씀(4:12)처럼 세상에 여러 종교가 있고 많은 ‘신’이 있지만 진짜 하나님은 유일하신 삼위일체 하나님 한분 밖에 없으며,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랑의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2004년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06. 곡을 쓰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세례 받고 1년 후, 2005년 부활절 때 교회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그때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사를 주셨는데, 그것이 곡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신기하게도 시편 40편 3절 말씀처럼 ‘제 입에 찬송을 주셔서’ 입에서 새 찬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 이후 하나님께서는 제게 계속해서 새 노래를 주셨는데, 마음속에 멜로디가 떠올랐고 멜로디로 찬양을 하다보면 가사도 주셨어요. 그 당시는 매일 밤 찬양을 드렸는데, 마지막 찬양은 즉흥적으로 만든 새노래(Spontaneous song)를 드렸습니다. 07.곡을 쓰는 방식은? 시편 말씀(119:171)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제 안에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예배가 충만하여 넘치게 될 때(overflow) 새노래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충만한 임재 가운데서 예배 시간이 끝나도 아쉽고 하나님께 더 드리고 싶은 꽉 찬 마음(full heart)으로 집에 왔을 때 새로운 찬양이 제안에서 흘러넘치는 것 같습니다. 회중 예배가 개인예배로 연결될 때 예배를 ‘통해서’ 예배를 ‘위한’ 새로운 예배곡이 나오는 것 같구요. 저는 개인 예배 중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서 새노래를 만들 때가 제일 많았습니다. 지난 8년 동안 30여곡을 썼는데 초창기 곡들은 대부분 즉흥적으로 만든 곡들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번에 불러져서 나오는 형식의 곡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먼저 멜로디(엡 5:19)를 주시면 계속해서 하나님께 묻고 주시는 말씀을 적기도 하고 말씀을 찾기도 하면서 곡을 완성하게 됩니다. 말씀묵상 가운데 영감을 받아 곡을 쓸 때도 많습니다. 말씀이 영감의 근원이고 곡의 주제(theme of my song)가 되기도 하고 제가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기도가 노래가 될 때도 있습니다. 08.이번 첫 앨범의 전체적 특징은 무엇인지? 이번 앨범의 음악적 컨셉은 ‘어쿠스틱 워십’입니다. 마커스의 음악감독이면서 작곡가이기도 하고 기타리스트이신 임선호 PD님께서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으셨는데 제 곡들을 들어보시고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잘 어울리겠다고 하셨고, 저도 같은 생각이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앨범이지만 라이브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연주자들이 원테이크(onetake) 방식으로 합주를 했습니다. 따뜻하고 소박한 느낌의 어쿠스틱 사운드라서 누구나 편하게 들으실 수 있고 중소형 교회나 소그룹의 예배에서도 쉽게 활용하실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주보혈워십]과 [모던힘스]의 작곡가인 차한나 PD님이 제 곡을 1차 편곡해 주셨고 김미현, 박찬민님이 2차 편곡으로 참여해주셔서 곡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작곡가의 앨범이다 보니 많은 찬양 사역자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김브라이언이 타이틀곡 ‘Here I am(주 임재 안에)을 한국어와 영어 버전 두 트랙에 참여했고 조수아씨가 ‘성령이시여,’ 마커스 싱어 황귀희씨가 ‘내 주의 보혈은’에 참여해 주셨고 이밖에 강찬, JIN, 서재현, 정지선, 강연희, 박라온 등 많은 사역자분들의 헌신으로 앨범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09.직접 노래할 생각은 없었는지… 데모 음원을 만들기 위해 직접 노래 녹음을 시도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깨달은 것이 정말 아무나 보컬 녹음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말 뛰어난 보컬리스트들이 피처링으로 동역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7년째 지역 교회에서 워십리더로 섬기면서 노래하고 있지만, 녹음을 하거나 특송할 실력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예배인도자로서 회중과 함께 노래하고 예배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10.이번 앨범이 누구에게 들려지면 좋겠는지.. 회중예배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각기 다른 지체들이 모여 예배 드릴 때 성령 안에서 하나(unity in diversity)가 되는 것(고전 12:13)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 중 잠시나마 천국의 맛을 보는 것이라고 할까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면 인종, 국적, 언어, 빈부, 성별, 나이, 세대, 사회적 지위, 학력, 권력 등으로 인한 모든 벽이 무너지고 오직 ‘하나님의 자녀’라는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이 드러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향하는 예배곡은 모든 세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곡입니다. 이번 앨범이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세대로부터 사랑 받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소형 교회의 워십리더들에게도 이번 앨범이 좋은 예배의 도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주님과의 더 친밀한 관계를 갈망하시는 모든 삶의 예배자들과도 새노래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1. 올해 사역의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지난 8년 간 앨범 출시의 비전을 향해 달려 왔는데, 이제 앨범 출시를 기점으로 사역의 새로운 시작을 맞게 되었습니다. 앨범이 널리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데 제 곡들이 쓰임 받는 것이 사역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여름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여 콘서트를 다시 열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교회들과 해외의 한인 교회들을 방문하여 게스트 워십리더로 섬기는 사역을 하고자 합니다. 개인사역으로 ‘워십 위드 미나(Worship with Meena)’라는 찬양간증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청교회의 찬양팀과 예배인도로 섬긴 후 간증과 함께 앨범 수록곡도 소개하면서 함께 예배 드리는 집회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를 통해 예배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삶의 예배를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