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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셋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그의 눈을 빼고 끌고 가사에 내려가 놋줄로 매고 그에게 옥에서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라.”(삿16:21) 삼손은 감옥에서 맷돌을 돌리고 있었다. 맷돌을 돌리려면 손잡이가 있어야 한다.
그 손잡이를 무엇이라고 하는지 아는가. ‘어처구니’라고 한다. 황당하고, 한심한 일을 만났을 때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을 한다. 손잡이가 없는 맷돌을 돌린다고 생각해보라. 삼손의 상황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맷돌의 어처구니를 놓지 않고 계속 돌렸다. 그런 과정에서 손에 잡히는 작은 손잡이에 의해 무겁고 큰 맷돌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드디어 때가 왔다. 블레셋 사람들이 다곤 신전에 모였다. 감옥에서 삼손을 끌어냈다. 그들은 눈 빠진 삼손을 신전의 두 기둥 사이에 세웠다.
기둥을 만졌을 때 그에게 무엇인가가 떠올랐다. 지금까지 수없이 붙잡고, 또 붙잡았던 ‘어처구니’였다. 어처구니와 기둥. 삼손은 두 기둥을 힘껏 밀쳤다. 성경은 그때 죽인 적들이 살았을 때 죽인 적보다 훨씬 많았다고 기록한다.
우린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했다. 이럴 수가 없었다. 두 눈을 부릅뜬 가운데 생때같은 젊은이들을 잃고 또 잃었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살펴보면 아직도 우리에겐 살아가야 할 ‘어처구니’가 있다. 끈질기게 붙잡자. 포기하지 말고 붙잡자.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실 큰일의 단초가 될 것이다.
김진홍 목사(우이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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