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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평생 네 가지 은혜를 자랑했다. 첫째, 부끄러운 과거다. 유대교 광신자로 스데반 집사를 죽일 때 동참했고 교회 박해의 앞잡이였다. 그런 허물에도 사도가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둘째, 자신의 연약함이다. 안질과 간질(몸의 가시)로 어딜 가나 핍박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런 약점으로 그는 오히려 겸손하게 되고 하나님의 도움과 위로를 받았다.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는 힘이 됐다.
셋째, 고난 목록이다. 40에 하나 감한 매를 5번 맞았고, 3번의 태장과 한 번의 돌 맞음, 3번의 파선을 당했다. 또 강(江)의 위험을 비롯해 강도와 동족, 이방인, 시내, 광야, 바다의 위험을 겪었다. 그는 주리고 춥고 목마르고 배고프고 잠을 자지 못했다. 모두 교회를 위해 받은 수난이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할 수 있는 예수의 흔적이었다. 넷째는 십자가다. 바울은 십자가만 알고 십자가만 붙잡고, 십자가만 바라보고 십자가만 전하고 십자가 길을 걸었고 십자가만 자랑했다.
필자는 선친으로부터 병약함과 극한 가난을 물려받았다. 거주할 집이 없이 유년부터 청년시절을 고독하게 보냈다. 폐결핵과 4종 암, 당뇨 같은 병을 지녔지만 감사하며 산다. 그것들이 나를 온전히 비우게 하고 가장 모자란 겸손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나를 인도하고 봉헌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능력은 나에게 고통과 가난을 주었다. 그러나 나의 능력은 고통당하고 가난할 수 있는 은혜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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