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기도하며/영성나눔

[열방우체국-루마니아 정홍기 선교사] “루마니아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축복의통로 2013. 11. 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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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물에 소소한 감동… 오늘도 사역의 신발 끈 동여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국민일보에 기고하는 열방우체국의 마지막 원고를 정리하면서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성경 말씀이다. 지난 20년 동안 루마니아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및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맡아오면서 온 몸으로 체험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다. 어느 날 교회 여름 수련회를 준비하던 때였다. 며칠째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날씨가 수련회 당일 갑자기 흐려지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전 7시에 교회로 도착하기로 한 차량 운전기사는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저마다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10시간 이상 달려 도착한 수련장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화장실 수도꼭지는 줄줄 새고 있는가 하면 방문마다 문고리는 온데간데없고, 퀴퀴한 냄새에 주변 환경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도저히 수련회를 개최할 장소가 아니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우리 공동체의 4박5일 수련회는 죽 이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련회에 참석했던 교회 가족 모두의 마음은 은혜와 감사가 충만해져 있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니라.’(롬 5:3∼4) 이 말씀처럼 우리는 모든 사역활동 속에서 인내를 통해 배우고 또 배웠다.

하나뿐인 외아들을 잃고 타지에 와서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도록 선교사역을 펼치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각자에게 맞는 사역으로 방향을 조금씩 틀게 되었다. 아내(이명자 선교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에 열심을 냈다. 나는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교회 지도자를 가르치는 사역에 집중하게 됐다. 벌써 10년 넘게 이어지는 패턴인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부분도 있다.

특히 내가 자주 지방사역을 하는 가운데 마주치는 어려운 일은 아내를 홀로 놔둬야 한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철이든, 무더운 여름이든, 땡볕의 오후나 캄캄한 밤중이든 아랑곳없이 아내는 홀로 교회를 걸어서 가야 한다. 하지만 아내는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청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토요일과 주일에는 어린이 사역을 이어가는 등 모범이 되어 주었다.

종종 동역하는 사역자들이 자신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가고, 생각지도 못한 짓을 당할 때면 실망감과 배신감을 감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인내하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결국 사역자들이 변하고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조금씩 조금씩 변화의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가끔씩은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 같은 사역의 열매가 맺어지기도 한다.

수년 전 루마니아로 어학 연수차 온 한국 학생이 아내인 이 선교사와 성경공부를 하다가 이런 고백을 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하나님의 계획인 것 같아요. 이 선교사님과 성경공부를 하면서 21년 동안 제가 몰랐던 하나님과 예수님의 존재를 믿게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때로는 하늘나라로 떠난 외아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허전함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외롭게 자라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깨닫는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영적 부모로 세워주셨구나….’

나 같은 경우 매주 한번에 1500㎞를 운전해 트란실바니아와 몰도바의 주요 도시 등을 다니면서 지도자 교육 사역을 한다. 겨울철 눈 덮이고 얼어붙은 도로를 운전하면서 지금도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찔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서도 직접 비용을 써가면서 강의하고 설교할 때 ‘이들을 하나님께 더욱 더 가까이 데려와야겠다’는 사명감이 불끈불끈 솟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

어느 날엔가 카란 세베시라는 지역 교회 3곳에서 설교를 했다. 어느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나오는데 한 여성도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오늘 정 목사님 교회에 헌금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100유로를 건넸다. 그런가 하면 어느 교회에서는 신발공장 사장이 신발 3켤레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사역 때때로 펼쳐지는 이 같은 소소한 감동 속에서 고단함과 피로는 새 힘으로 바뀐다.

다음 달 3∼4일에는 제15회 ‘브뤼셀 유럽연합 기도회’가 유럽 심장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이 기도회에는 유럽의 정치·교회 지도자 250∼300명이 기도와 교제를 중심으로 모인다. 유럽연합(EU) 국회 의장을 비롯해 각국의 대통령과 독일 및 네덜란드 수상 등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 정부 관료 등이 참석한다. 이 기도회에서는 정치의 중심에 기독교 신앙이 자리 잡아야 하고, 정치인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게 해달라는 기도가 이어진다.

나아가 이 기도회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기독교 관련 법안을 입안하는 데 지원하는 활동의 모판이 된다. 이 기도회에 참석하는 한국인으로서는 내가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도회의 가치와 책임이 막중함을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느끼곤 한다. 왜냐하면 현재 유럽의 기독교가 처한 위태로운 상황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나로 하여금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전도하던 사역의 패러다임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사역’으로 바꾸게 만들었다.

유럽의 문명은 대체적으로 기독교 가치와 믿음에 폭넓은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정치와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는 기독교 신앙이 대중문화를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 가치관을 강조하거나 가르치는 일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분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확산되고 있다. 다시 말해 급속한 세속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자가 바뀌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복음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이 나라에 더욱 더 많아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 독자 여러분들과 기도제목 몇 가지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

2개월 전부터 매주 수요일 15명 정도가 모여서 갖고 있는 ‘정치·경제 지도자 성경공부’가 있다. 내가 직접 인도하는 모임인데, 참가자들이 루마니아의 변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헌신할 수 있도록 중보를 부탁드린다. 낡은 시온교회의 보수와 어린이 사역 차량 마련 등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로 하여금 루마니아 땅을 밟게 하신 목적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함께 두 손 모아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 인사로 다시 한 번 이 말씀을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정홍기 선교사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1985년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 졸업

△AFC선교회 간사(1986∼1991)

△1992년 AFC선교회 루마니아 선교사로 파송

△루마니아 시온장로교회 목사(1992년∼현재)

△루마니아 전문인 지도자 개발원 대표(2010∼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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