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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량제도 중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란 것이 있다.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일찍 시인하면 가벼운 범죄로 기소하거나 형량을 낮춰준다. 일종의 자백 감형제도다.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는 시간과 인력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도 이 제도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자신의 죄를 솔직하게 고백하면 용서를 받는 것이다.
플리바게닝의 원조는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죄 많고, 흠집 많은 인간을 향해 일흔 번씩 일곱 번 용서하라고 말씀하신다. 용서의 한계를 정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무한대의 용서를 선언했다. 공소취소나 감형이 아닌 완전한 플리바게닝을 선포한 것이다. 심지어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원수까지도 용서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죄를 고백하면 용서는 물론 죄를 기억도 하지 않겠다.”
그것은 용서의 차원을 넘어선 완전한 사면을 의미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지탱하는 힘은 탁월한 리더십이나 엄격한 규율이 아니다. 진정한 평화와 행복은 공동체적 죄의 고백에서 비롯된다. 빈손과 빈손이 마주 잡을 때 용서와 화해의 악수가 성립된다. 손에 무엇을 움켜쥔 상태에서는 화해의 악수가 불가능하다. 하나님은 빈손을 기뻐하신다. 사람은 빈손으로 십자가 앞에 서야 한다. 돈 명예 지위를 움켜쥔 손으로는 악수할 수 없다. 천국의 등불은 회개로 점화된다. 인류의 평화는 용서와 화해로 시작된다. 인간의 구원은 플리바게닝으로부터 시작된다.
오범열 목사(안양 성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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