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x250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 시칠리섬의 한 고아원에 대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합군이 세운 고급 고아원에서의 영아 사망률이 자생적으로 생긴 가난한 고아원보다 높은 것이었습니다. 사망을 일으킨 질병은 놀랍게도 ‘사랑결핍증’이었습니다. 특별한 원인도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수도 있는, 의외로 치명적인 질병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말했습니다. “사람은 빵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먹고 산다.” 어떤 교육심리학자의 얘기입니다. “고아원생들은 실제로 가난한 달동네 아이들보다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데도 달동네 아이들보다 더 허약하고 더 자주 아프고 더 배고파한다. 아무래도 사랑의 결핍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식물학자는 동일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라 하더라도 관심과 사랑을 받는 나무가 냉대받는 나무보다 더 건강하게 자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2000년 전, 사도 바울의 사랑에 관한 노래(고전13)는 영원한 진리입니다. 사랑하지 않고, 사랑받을 수 없는 삶은 허무한 인생입니다. 목사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윌리엄 슬로언 코핀(1924∼2006)의 말입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살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서정오 목사(서울 동숭교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