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기도하며/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나는 재미난 마을에 산다 @권해효 배우, 삼각산 재미난마을 주민 -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축복의통로 2013. 6. 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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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이동에는 '재미난 마을'이라는 마을공동체가 있습니다. 생태 평화 인권의 중요성을 서로 공유하는 600여 주민이 모여 만든 마을인데요. 초등대안학교 '재미난학교'에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재미난카페'에선 마을 대소사가 논의됩니다. '마을목수공작단'이라는 조합에서는 목제품을 같이 만들고, 매월 셋째주 일요일에는 장터도 열립니다. 마을밴드 '재미난밴드'는 음악으로 마을 주민들을 묶어주지요. 어떤가요? 이런 재미난 마을의 재미있는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배우 권해효가 재미나게 살아가는 재미난 마을 얘기를 들려드립니다.


강북구 우이동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삼각산(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아래 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는 작은 마을. 서울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아파트는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텃밭 일구는 도시농부 모습은 매일 만날 수 있는 동네. 질서정연한 도시의 멋은 찾아볼 수 없지만, 사람 사는 맛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삼각산 재미난마을’이다.
글 심승훈 사진 송인혁(다뷰스튜디오)

▲ 재미난 카페

마을이름이 ‘재미난마을’이라고?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강북 01번 마을버스를 타고, 4.19 국립묘지 입구에 내리면서 재미난마을 탐험은 시작된다. 버스정류장에서 삼각산 방향으로 놓여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이 마을 아이들의 배움터인 ‘삼각산 재미난학교’. 대안교육을 꿈꾸는 학부모들이 2003년 설립한 재미난학교는 정형화 된 교육이 아닌, 놀이와 체험 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올해는 50명의 아이들이 신나는 교육에 푹 빠졌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수납장을 직접 만들고, 옥상텃밭에서는 급식에 사용하는 채소를 직접 경작한다. 로봇이나 공룡을 주제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가위로 자르는 문화와 예술, 창작을 아우르는 수업이 이어진다. 3층 학교건물 전체가 교실이고, 마을 전체가 운동장이다. 뒷마당에서 아이들이 타고 있는 그네도 선배들 작품이다.재미난학교 이상화 교장은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삼각산 재미난학교의 수업방식”이라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놀이처럼 수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친구처럼, 엄마처럼, 이모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교정에서는 온 종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내년에는 중등과정까지 개설할 예정으로 있다.

마을사랑방 ‘재미난카페’

학교 앞에 흐르는 작은 개천을 건너 도로를 가로지르면 ‘재미난카페’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책이 있는 공간’이라는 수식어가 씌어있는 것으로 보아 북카페인 모양이다. 마을주민이면 누구든지 찾아와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실 수 있는 이곳은 마을주민들이 기증한 책으로 꾸며졌다. 기증자가 책꽂이 한 칸(약 20권)을 채우는 방식이었는데,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컵도 개인컵을 사용하고 있다.재미난학교 아이들에게 재미난카페는 놀이터다. 방과 후에 우르르 몰려와서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볼 수 있고, 오후 2시 이후에는 착한 가격으로 간식도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한바탕 소란스럽게 지나가고 나면, 카페는 마을 어른들의 사랑방이 된다. 찻값도 저렴해서 소모임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저녁에는 마을에 사는 사진작가의 사진 교실 등 문화강좌도 열리고 있다. 카페는 마을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 오면 항상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찾아오고,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원봉사도 하는 것. 자연스럽게 마을 쉼터로 자리를 잡게 됐다.

애칭 부르며 사는 어른들

재미난카페를 이야기하면서 ‘사단법인 삼각산 재미난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마을주민이 출자·참여하고 있는 마을법인으로 칼국수집을 개조해서 북카페를 만들고, 지인들을 활용하여 문화강좌를 늘려가는 등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뚝딱뚝딱 마을 목공소와 찰칵찰칵 마을사진관 프로그램이 서울문화재단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워낭소리 고영재 PD가 마을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연극배우 권해효 씨도 법인 이사로 활동 중이다.마을법인에서는 이름 대신 애칭을 사용한다는 것도 재미있다. 고PD는 ‘느림보’, 권해효 씨는 ‘잠만보’로 불리고 있다. 마을주민이 즐겨찾는 인터넷카페 삼각산 재미난마을(cafe.naver.com/maeulro53)에 접속하면 재미있는 마을행사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산나물로 불리는 이상훈 (사)삼각산 재미난마을 사무국장은 “회비를 꼬박꼬박 내면서 법인 일에 참여하는 주민은 128명에 불과하지만, 약 400여 가구가 재미난마을 공동체에 동참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재미난마을에서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5월부터는 월 1회씩 마을장터를 열고, 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10월에는 마을축제까지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마을미디어로 마을신문도 준비 중이다.

나름 유명한 백세밴드와 재미난밴드

재미난카페에서 큰길로 나와서 4.19 국립묘지 방향으로 조금 걷다보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지하공간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백세밴드’ 연습실이다. 백세밴드는 10대에서 40대까지 나이와 생각의 차이를 넘어 즐겁게 음악을 나누는 마을주민으로 구성된 그룹. 강북 유일의 성인밴드인 ‘재미난밴드’와 함께 재미난마을 양대 밴드로 나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우이동 솔밭공원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도 재미난마을 확장에 함께하고 있다. 10대들의 일상 놀이터, 배움터, 자립터, 그리고 마을과 아이들을 잇는 이음터 공간이다. 어른들과 함께 춤을 추고, 동네극단과 함께 연극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고(?) 있다. 넓은 지하공간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아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지난해부터는 주말학교 ‘무늬만 학교’를 개설했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 형식의 주말학교로 올해는 14명이 입학했다. ‘문(門)열기’를 주제로 학교 열기(입학식), 공간 열기(대청소)에 이어 오늘(14일)은 관계 열기 수업이 이어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무늬만 학교 수업은 무늬만 선생님들이 무늬만 학생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대화하고 밥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재미난마을 조상 ‘꿈꾸는 어린이집’


품에서 가까운 곳에 재미난마을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꿈꾸는 어린이집’이 자리하고 있다. 1998년 시작된 이곳의 공동육아는 통합교육과 통합활동이 특징이다. 오전 나들이 시간은 모든 연령의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통해 관계를 맺어간다. 점심식사는 각 연령대별로 방에서 해결하지만, 간식 역시 모든 아이들이 모여서 함께 먹는다. 오후에는 연령에 맞는 활동이 이어진다.어린이집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30분. 오후 6시 30분 이후에는 부모들이 순번을 정해서 아이들을 돌봐준다. 현재 정원은 27명. 강북구는 물론 도봉구, 노원구까지 입소문이 난 탓에 대기자도 많다. 이미연 교사는 “공동육아 교육방향에 동의하는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지역의 특성상 대안학교인 삼각산 재미난학교를 보내기에 앞서 준비하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 마을목수공작단 작업실 / 수업을 마친 무늬만 학교의 무늬만 학생들


▲ 유기농카페 521


백문이 불여일견… 와서 보시오


꿈꾸는 어린이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산나물 마을법인 사무국장이 대표 겸 작업반장을 맡고 있는 ‘마을목수공작단’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주민의 출자금으로 설립됐는데, 재능과 노동을 함께 나누며 간단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곳이다. 산나물 작업반장은 “매주 수요일 8주 과정의 목공교실이 열리고 있는데, 지원자가 많아서 교육생을 아주 까다롭게 선발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마을목수공작단에서 가까운 ‘유기농카페 521’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재활원 네거리에 위치한 521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튀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덕분에 ‘도대체 여긴 뭐하는 곳인가’라는 호기심에 마을주민이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재미난카페 다음으로 꼽는 사랑방이다. 마을주민이 주문하는 모든 종류의 차와 음료, 식사도 가능하다. 주인장 고니는 재미난 카페 사진강사로도 활동 중이다.재미난마을은 이 외에도 청소년 전문극단 ‘진동’, 법인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고영재 PD의 ‘스튜디오 느림보’,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등이 더해져서 마을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면서 자신을 희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일상과 문화. 바로 서울사랑이 보고 느낀 마을공동체, 삼각산 재미난마을목수공작단 작업실 을의 모습이다.


 식사도 가능하다. 주인장 고니는 재미난 카페 사진강사로도 활동 중이다.재미난마을은 이 외에도 청소년 전문극단 ‘진동’, 법인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고영재 PD의 ‘스튜디오 느림보’,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등이 더해져서 마을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면서 자신을 희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일상과 문화. 바로 서울사랑이 보고 느낀 마을공동체, 삼각산 재미난마을목수공작단 작업실 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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