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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처음교회 12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외길 - 윤대영목사(겨자씨)

앰뷸런스가 달려오고 응급실로 실려 가면 의사나 간호사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링거를 꼽고 다양한 검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아픈 것은 환자 자신뿐이다.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이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두서없이 적어 올렸다.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 수많은 사람들을 찾아가서 아니라고 설득을 하랴. 설득을 한들 설득을 당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가 나를 바로 알까. 나 자신을 바르게 알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만 나를 안다. 어찌하랴. 남이 나를 알아주기 바란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다. 예기치 못한 함정도 있다. 사실무근의 비판을 받을 때로 있다. 이런 일을 당할 때는 어찌하랴. 이럴 땐 “가만히 있으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

믿음은 자기 문제이다 -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

장로님 한 분이 계셨다. 그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계속 출석해 오셨는데 어느 날 교회를 훌쩍 떠나버렸다. 그 이유는 목사님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도에게 신뢰를 못 준 목사 탓이다. 그 목사님은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믿음과 신뢰, 이런 것은 상대 때문에 신뢰가 없어지고, 믿음이 불신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결국 신뢰와 믿음은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이다. 1960년대 어느 해 여름, 내가 직접 목격했던 일이다. 동네 아저씨 한 분이 마당 한 켠에서 물을 끓이고 올가미를 들고 자신이 키우던 개의 이름을 불렀다. 옛날엔 개의 이름이 ‘도꾸’가 참 많았다. 도꾸는 꼬리를 흔들며 반갑다고 그 아저씨 앞에 왔다. 그런데 아저씨는 별안간 올가미를 걸어 도꾸를 숨쉬지 못하게 만든 뒤 그 ..

역행이 순행일 수 있다 - 윤대영 목사(겨자씨)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전 270만 동독인들이 자유를 찾아 서쪽으로 이동했다. 1954년 수많은 인파가 구름처럼 서쪽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동쪽으로 동쪽으로 떠나가는 한 가족이 있었다. 서독 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 목사 가족이었다. 카스너 목사 가족은 피난 행렬을 역행해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목회자가 동독에서 계속 넘어오기 때문에 서독에는 목회자가 넘쳐흐르고 있지만 오히려 동독에서는 목회자 기근이 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카스너 목사는 서독에서 남부럽지 않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함부르크에서 딸을 낳았는데, 당시 겨우 6주였다. 이 신생아를 데리고 머나먼 동쪽 정한 거처도, 교회도 없는 곳을 향해 간다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무리한 일이었다. 그러나 카스너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 그..

[겨자씨] 가장 아름다운 것

어떤 화가가 가장 아름다운 것을 그리기 위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먼저 예배당 종탑이 보였습니다. 그 화가는 교회에 들어가 목사님께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목사님은 ‘믿음’이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또다시 순례의 길을 걷다가 행군하는 병사를 만나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그 병사는 지체 없이 ‘평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화가는 한창 깊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이제 화가는 오랜 시간동안 아름다운 것을 찾아 헤매다가 몸도 마음도 지쳐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예쁜 딸이 달려와 “아빠!” 소리치며 자신의 품에 안겼습니다. 아내는 해맑은 웃음을 띠며..

[겨자씨] 사랑하므로 사랑하라

부부 사이에 이혼이란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혼이란 단어는 짧고 간결하지만 서로에게 주는 상처는 말할 수 없이 크기에 입에 담지도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예수님은 결혼을 중요시하셨다. 결혼을 했으면 이혼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미 간음한 사람은 이혼하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결혼이란 ‘사랑하는 것’이란 정의를 내리신 것이다. 사랑이 떠난 두 사람이 함께 산다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사랑이 떠난 사람의 자녀를 낳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사랑이 떠난 두 사람의 몸이 한 몸이 되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 “사랑 안에 있는 두 사람이어야 사랑이다. 사랑이 떠나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녀를 위해서 헤어지지 않고, 남..

[겨자씨] 바다색은 하늘 색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생의 난관을 만난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사람들의 생각과 반응은 다르다. 신앙의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사람의 영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제반사를 예민한 영감을 가지고, 그 원인을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로 볼 수만 있다면, 영성이 건강한 사람이다. 야곱은 디나의 사건으로 하몰가에 보복이 자행되자 다시 피의 보복이 두려워 위기감에 빠졌다. 곰곰이 생각했다. “이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디나의 분별없는 행동일까. 아니면 자제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인 야곱가의 자녀 때문일까?” 그러나 야곱은 처음 하나님을 만났던 벧엘이 떠올랐다. “하나님과 내가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던가. 하나님을 위해 단을 쌓고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겨자씨] 누구를 위해 기도할까?

어머니는 새벽마다 모든 식구를 깨웠다. 가족들은 침구도 정리하지 않은 채 둘러 앉아 아침기도회를 드렸다. 어린자녀들은 졸려서 힘들어했지만 아침기도는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됐다. 그런데 아이들의 불만은 어머니의 기도 내용이었다. 내 가정, 내 자녀, 내 집의 축복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 한 번도 없다. 이웃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셨다. 기도 대상의 범위가 넓다보니 자연히 기도시간은 길어지고 점점 졸리기 시작해 어떤 자녀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에게 아들이 물었다. “어머니, 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고 남을 위해서만 기도합니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웃이 잘돼야 내가 잘되고, 이웃을 위..

[겨자씨] 영감이 무디어진다

처음 부임한 교회는 농촌교회였다. 신자는 고작 10명 정도였는데 오랫동안 예수를 믿고 믿음이 좋다는 권사님이 계셨다. 그분은 수시로 쌀을 한 말씩 교회 성단에 올려놓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십일조를 훔쳐 먹는 날이면 하나님께서는 그 10배를 가져가십니다. 새벽기도를 빠지는 날이면 좋지 못한 일이 틀림없이 발생합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날도 새벽기도를 드리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주일 성수를 하지 않는 주간에도 무슨 일이든 일어납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그 속죄물로 가진 게 쌀밖에 없어서 쌀을 한 말씩 성단에 올려드립니다.” 나는 “하나님이 그렇게 무서운 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권사님은 “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합니다”라고 말했다. 권사님에게 사랑의 하나님을 이야..

[겨자씨] 일상이 성사(聖事)이다

어느 날 하나님은 아담에게 하와를 소개하셨다. 아담은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라는 사랑의 고백을 하와에게 했다. 아담은 생각했다. ‘하나님이 주신 아내, 그를 사랑함이 하나님을 사랑함이 아닌가?’ 어느 날 아내가 진통을 하면서 아기를 낳았다. 아내를 사랑했을 따름인데 하나님은 아들을 그의 가슴에 안겨 주셨다. 아담은 생각했다. ‘나는 아들을 진실로 사랑한다. 내 몸처럼 사랑스럽다. 아들을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주신 이 아들을 사랑함이 주신 분 하나님을 사랑함이 아닌가?’ 새로 이사 간 집 앞엔 텃밭이 조그맣게 딸려 있었다. 배추와 무를 심기로 했다. 땅을 호미로 일구고 이랑을 만든 다음 씨를 뿌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노란 싹들이 오순도순 기지개를 켜고 얼굴을 내밀었다. 물도..

[겨자씨] 참으로 성공한 사람

청렴결백해 존경받던 목사님이 시무하던 교회를 사임하셨다. 그는 사석에서 “지금까지 내 목회는 실패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목회를 하면서 부교역자를 선별해 교회를 분립해 주었고 생활에 있어서도 근검절약했다. 기도하러 기도원에 갔다가 “나의 사랑하는 종, 능력을 줄까” 하는 신비로운 음성도 들었다. 그때 그는 “능력은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의 참 종이 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렇게 인격이 수려하고 누가 봐도 성공한 분인데 왜 스스로 실패했다고 말씀하실까. 그분의 지론은 이렇다.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목회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름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은 템플턴 상을 받으신, 존경받는 위대한 분이시다. 그분이 수상 소감을 말씀하실 때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해서 좌중에 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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