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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824

체르노빌 - 겨자씨

지난해 미국에서 ‘체르노빌’이란 드라마가 방영됐습니다. 1986년 러시아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사고를 소재로 한 팩션(faction)입니다. 완패한 바둑판을 복기하듯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며 어디가 패착이었는지 찾아내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진실이 주는 엄청난 무게를 경험합니다. 진실을 감추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위협도 만만치 않습니다. 생생한 현실 묘사와 재앙 같은 현실 앞에 자신만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추악한 자들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핵 유출보다 더 큰 위험은 거짓말이라고 말합니다. 거짓은 다양한 얼굴로 나타납니다. 은폐 회피 궤변 합리화 무책임 등 중국의 ‘변검술’이라는 기예와 같습니다. 지금 한국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하늘이 웁니다 - 겨자씨

어릴 적 집 앞 언덕에 봄이 오면 그 언덕이 너무 아름다워 즐겁게 뛰어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져 무릎이 까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정성스레 약을 발라주시고 귀한 반창고까지 붙여 주셨습니다. 그런데 또 넘어지고 같은 곳을 또 다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가, 조심하지 않고 왜 또 넘어지니. 엄마가 마음이 참 아프다”며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셨습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새로운 질병 앞에 넘어지고 또 넘어집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넘어졌습니다. 우리 힘으로 치료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생들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우는 분이 계십니다. 어머니 같은 심정으로 달려오는 분이 계십니다. 상처받은..

독약과 단거 - 겨자씨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시인 이성복의 시 ‘그날’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잔디 뽑는 아낙네, 거리의 시장 사람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다고 합니다. 병들었는데 아프지 않다고 하면 진짜 병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죄를 죄로 인정하지 않을 때, 진짜 죄 속에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죄’라는 말을 싫어해 사회심리학적 용어들을 사용해가며 죄로부터 도피하려 합니다. 독이 든 병에 독 대신에 영어로 댄저(danger)라고 적었다고 합시다. 그랬더니 어느 사람이 날름 삼켜 죽고 말았습니다. 영어가 짧아 댄저를 단거(단 음식)로 읽었던 것입니다. 독은 독이고 죄는 죄입니다. 병든 것을 인정할 때 치유가 시작되고, 죄를 인정할 때 죄의 해결이 시작됩니다. 병들고 죄 있다고 인정할 때 예수..

심호흡 - 겨자씨

한 산부인과 의사가 겁에 질린 산모를 안정시키려 했습니다. 출산의 두려움에 압도돼 떨고 있는 산모에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심호흡을 해 보세요. 심호흡.” 확신에 찬 의사의 말에 산모는 순종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쳤답니다. “심호흡, 심호흡, 심호흡.” 산모는 너무 당황하고 불안한 나머지 호흡을 고르게 하는 대신 주문 외우듯이 심호흡을 외친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순간, 말로 끝난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기도로 승부해야 하는 그때 근심과 탄식으로 보낸 때도 얼마나 많습니까. 속히 문제를 파악하고 수습해 대책을 세워야 할 때, 원망과 불평으로 시간을 헛되게 보낸 경우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이 우리를 애타게 초청하시는데, ‘장가가야 하고 소도 사야 하고’ 하면서..

무지개가 보이는 자리 - 겨자씨

얼마 전 집에 오는 길에 쌍무지개를 봤습니다. 선명한 무지개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쌍무지개를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무지개는 햇빛이 빗물 방울에 반사되면서 나타납니다. 쌍무지개는 햇빛이 물방울 안에서 두 번 굴절돼 생깁니다. 그래서 색깔 순서도 서로 반대입니다. 무지개는 햇빛이 반사되는 것이기에 해 뜬 곳의 반대편에 생깁니다. 아침엔 서쪽 하늘에, 저녁엔 동쪽 하늘에 생기는 이유입니다. 눈에 무지개가 보인다는 것은 내 뒤에 해가 떠 있다는 뜻입니다. 분수에서도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해와 분수 사이에서 해를 등지고 분수를 보면, 분수의 물방울에 반사된 무지개를 항상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 언약의 증거니라.”(창 9:13) 무지개는 노..

돛과 닻 그리고 덫 - 겨자씨

목적지까지 최대한 빨리 데려다주면 황금을 주겠다는 손님의 제안에 선장은 신이 났습니다. 선장은 배에 있는 물건들을 바다에 던졌습니다. 손님은 황금 한 개를 더 보여주며 더욱 다그쳤습니다. 선장은 묵직한 쇳덩이를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이내 바다로 던져 버렸습니다. 그 쇳덩어리는 ‘닻’이었습니다. 배는 돌고래처럼 빨리 달렸습니다. 그러나 목적지 뭍에 발을 디딜 수가 없었습니다. 배는 바람을 타기 위한 돛뿐 아니라 정박을 위한 닻도 필요합니다. 닻 없는 배는 덧없는 배가 됩니다. 예리한 칼은 더욱 든든한 칼집이 필요하듯, 달려가는 능력이 5할이라면 멈추는 능력도 5할입니다. 파란불에 달리지 않으면 욕 좀 먹을 뿐인데, 빨간불에 멈추지 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

스토브리그 - 겨자씨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인기 중에 끝났습니다. 정규시즌 성적은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인 스토브리그에서 미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계약 갱신, 트레이드, 연봉 협상, 기초체력 훈련, 팀워크 다지기 등 게임 이면의 중요한 것은 이때 다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선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체력 훈련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시즌을 견뎌내기 위해선 강인한 체력이 절대적이지요. 정말 필요한 선수를 얻기 위해 아끼던 선수를 내보내는 트레이드는 정확한 분석과 결단의 산물입니다. 방출의 아픔, 능력과 고과에 따라 진행되는 연봉 협상 등은 사회의 축소판 같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스토브 리그’는 어떨까요. 세상은 능력에 따라,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합니다. 하지만 ..

지피지기 건강법 - 겨자씨

서울대 뇌혈관 전문의 이동석 박사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지피지기 건강법’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전쟁에서 백전백승한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①지=뇌혈관 등 위생을 지켜라 ②피=소금이나 설탕 등 짜거나 너무 단 것 등 해로운 음식을 피하라 ③지=꼭 시간을 내서 지속적으로 운동하라 ④기=늘 기뻐하면서 긍정적으로 낙천적으로 살라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를 크리스천 영성에 적용해 ‘강건한 믿음의 삶’을 조명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①지=네 자신을 지켜 정결하게 하라(딤전 5:22) ②피=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라(벧후 1:4) ③지=지속적으로,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7) ④기=항상 기뻐하라(살전 5:16). 이 시대는 ‘3괴 시..

바람에 색깔을 칠하는 사람 - 겨자씨

“시인은 바람에 색깔을 칠하는 사람입니다. 분명 거기에 있는데, 분명 무언가 있는 것을 느끼는데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우리 대신 표현해 주는 사람입니다.” 고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집 ‘생일’ 중 한 구절입니다. 맥닐 휘슬러는 안개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었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휘슬러가 생명을 불어넣어 준 후에야 런던의 안개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성도들은 하늘의 시인들입니다. 마음속에 하나님 영혼 사랑 죽음 죄 용서 등 영원에 잇닿은 여러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활에 파묻혀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그때 하늘의 시인이 말을 건네 전도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고, 우리에게는 영혼이 있다..

초유(初乳)의 힘 - 겨자씨

첫 목회를 할 때였습니다. 한 교우가 키우던 소가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며칠 후 날이 매섭게 추워졌습니다. “송아지 괜찮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송아질 방으로 들이면 안 되유. 그러문 죽어유. 불쌍하다고 군불 땐 방에 들이문 오히려 죽구 말아유.” 그러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더 했습니다.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어미젖을 먹는데 그걸 초유라고 하지유. 그걸 먹으문 아무리 추운 날이래두 추운 걸 모른데유. 초유 속에 추위를 이기게 해주는 그 무엇이 들어있데유.” 이 말이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대부분의 아기가 모유를 먹었지만, 요즘이야 분유가 모유를 대신합니다. 어미가 주는 초유를 먹고 강추위도 이기는 송아지 이야기는 사람에게도 해당할 것입니다. 고난을 이길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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