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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824

베테랑 - 겨자씨

며칠 전부터 휴대전화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도 충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다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습니다. 수리 기사는 전화기를 주의 깊게 살펴보더니 스카치테이프를 작게 잘라서 전화기 충전부에 넣었습니다. 시커먼 먼지가 테이프에 가득 묻어나오는 게 아닙니까? “고객님, 이런 먼지가 충전단자를 막았기 때문에 충전이 되지 않은 겁니다.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말씀을 읽어도, 찬양을 불러도, 예배를 드려도 마음에 기쁨이 없습니까. 그럴 때는 인생의 사용설명서를 갖고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분은 무너진 곳을 세우고 인생의 빈 잔을 채우시는 일에 베테랑이십니다. 내 눈에는 아름다운 꽃처럼 보이던 숨겨진 죄의 찌꺼기, 염려와 상처의 잡초들을 분별하고 그 근원을 제거해야 합니다...

눈의 의미 - 겨자씨

서구 사회에서는 자기를 감추려고 할 때 눈 주위를 가립니다. 배트맨도 쾌걸 조로도 모두 눈을 가리고 나타납니다. 가면무도회에서도 화려한 치장을 한 눈가리개가 등장합니다. 반면 동양권에서는 입을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을 분별할 때 어디를 보는지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가 참 재미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화된 요즘 눈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눈만 보고도 사람을 알아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입술에 포커스를 둔 화장에서 눈 화장만 해도 자신의 개성 표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워가는 듯 싶습니다. 눈도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실감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으로 하는 일은 줄이고, 눈은 크고 똑바로 떠서 현실을 직시하라는..

파도타기 - 겨자씨

최근 제주도 해수욕장에 윈드서핑을 하는 서퍼들이 많아졌습니다. 서퍼들은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파도타기를 즐깁니다. 서퍼들을 유심히 관찰하니 일정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서핑보드를 가지고 먼 바다로 나가 큰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큰 파도가 오면 재빨리 서핑보드에 올라 파도를 타기 시작하고 파도가 사라지는 모래 해변에 다다르면 보드 위에 엎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큰 파도가 오는 먼바다로 열심히 바닷물을 저어갑니다. 서퍼들은 파도를 절대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파도를 무서워하면 바닷물에 빠집니다. 파도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비로소 파도를 다스리며 서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비슷합니다. 인생이라는 바다에 크고 무서운 파도가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두려워해선 안..

목이 곧지 않은 갈대처럼 - 겨자씨

볏과에 속한 억새와 달뿌리풀, 갈대는 비슷하게 생겨 구분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자라는 곳을 알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억새는 산에서 자라는데, 잎이 뿌리 쪽에 나서 강한 산바람을 잘 이겨냅니다. 개울가의 달뿌리풀은 줄기가 땅 위로 길게 뻗으며 뿌리를 내려 장마철에 불어난 개울물에도 잘 견딥니다. 강가나 바닷가에 서식하는 갈대는 산소가 부족한 강가의 진흙땅이나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도 잘 삽니다. 사는 환경은 달라도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약한 풀이지만 바람과 물살을 잘 견디며 살아갑니다. 줄기 안이 비어있어 자유롭게 휘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연함 덕에 아무리 세찬 바람과 장맛비에도 꺾이지 않습니다. 성경은 하나님 말씀을 청종하지 않는 사람을 ‘목이 곧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들..

첫 번째 사람 - 겨자씨

“무표정한 100명 중 웃고 있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모두가 침묵하고 단 한 명이 노래한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사랑을 말하지 않는 무리 중 사랑을 굳게 믿는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되도록.” 김은주 작가의 책 ‘1㎝’ 중 한 구절입니다. 잡초가 우거진 곳에 누군가가 첫 발자국을 디디면 길이 시작됩니다. 한 송이 꽃이 피어 봄의 시작을 알리고, 한 그루 나무가 자라면서 숲이 시작됩니다. 첫 발자국이 되는 사람, 첫 꽃이 되고 첫 나무가 되는 사람, 첫 노래가 되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 후에 두 번째 사람이 웃고, 세 번째 사람이 노래하고, 네 번째 사람이 춤을 추고, 열 번째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 가정, 직장, 마을, 동토(凍土)의 땅에..

영혼의 숨비소리 - 겨자씨

제주 해안의 올레길을 산책하다 보면 바다 쪽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 소리는 해녀들이 물 위에 솟을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숨비소리’입니다. 해녀는 기량 숙달 정도에 따라 상군(上軍) 중군(中軍) 하군(下軍)으로 나뉘는데 상군 해녀는 오랜 경험으로 숨을 오래 참을 수 있어 2~3분간 물질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하군은 물속에 오래 있을 수 없어 1~2분 후면 물 밖으로 나옵니다. 만약 해녀가 숨을 쉬러 물 밖으로 나와야 할 타이밍을 놓치면 생명을 잃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영적 세계에도 있습니다. 믿음이 큰 분들은 영적 호흡이 길어 오랫동안 예배를 드리지 않더라도 믿음이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작은 분들은 영적 호흡이 짧아 오랫동안 예배를 드리..

랜선 신앙 - 겨자씨

랜선은 PC나 노트북을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할 때 쓰는 케이블을 말합니다. 근거리 통신망을 뜻하는 랜(LAN)과 선이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먼 거리라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연인 사이의 애틋함을 ‘랜선 연애’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랜선 공연, 랜선 응원, 랜선 라이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제는 온갖 사회활동에 랜선이라는 단어가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앙생활에도 랜선 신앙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터넷 예배, 언택트 문화를 경험하면서 교회에 나가는 것보다 삶의 자리에서 예배에 접속해도 별문제 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물론 부득이한 경우 랜선 예배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직접 교회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를 대치할 순 없습니다. ‘..

버릴 줄 아는 용기 - 겨자씨

제주도는 귤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꽃따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꽃따기란 상품성 있는 적당한 크기의 귤을 만들기 위해 나무마다 과실수를 조절하는 일입니다. 꽃을 너무 많이 따면 귤 숫자가 적어져 그 크기가 사과나 배만큼 커지고, 꽃을 적게 따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귤이 많아 방울토마토처럼 작아집니다. 꽃잎을 땄는데 열매가 많이 열리면 동전 크기 정도가 되기 전에 적당 수량만 남기고 버립니다. 아깝지만 최고로 맛있고 먹음직스러운 귤을 위해 과감히 따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음식 습관을 버리면 위장병에서 해방됩니다. 나쁜 언어 습관을 버리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대인관계가 좋아집니다. 부정적 생각을 버리면 꿈과 소망이 생깁니다. 욕심과 탐욕..

돌담의 지혜 - 겨자씨

제주도는 돌과 바람이 많아 예부터 돌담을 활용했습니다. 돌담에는 집 짓기 위해 쌓은 축담과 집 울타리를 두르는 울담, 밭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밭담이 있습니다. 바닷가엔 고기를 잡기 위해 쌓은 원담도 있습니다. 제주도 돌담에는 타 지방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돌과 돌 사이를 메우지 않아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돌담이 방풍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너무 강해 돌담에 구멍이 없으면 무너져 버립니다. 돌담의 구멍은 바람을 찢어 아무리 거센 바람이 와도 돌담이 무너지지 않게 합니다. 제주도 돌담에 담긴 지혜입니다. 바닷가 원담의 구멍은 밀려온 바닷물이 썰물로 빠져나갈 때, 바닷물만 보내고 물고기는 잡는 ‘돌 그물’ 역할을 합니다. 우리 마음에도 세상의 바람을 막아줄 영적인 돌담이 있어야..

어려운 숙제 - 겨자씨

한 나그네로부터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이야기를 들은 슐레밀이 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한나절 걷다 잠시 쉬려고 길가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슐레밀은 벗은 신을 걸어갈 쪽을 향해 놓아뒀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방앗간 주인이 장난을 치기 위해 신을 거꾸로 돌려놓았습니다. 잠에서 깬 슐레밀은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걸을수록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어떤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동네 모습을 본 슐레밀은 깜짝 놀랐습니다. 살던 동네와 똑같았기 때문이죠. 마을 장로들의 결정대로 슐레밀은 자기 집과 너무나도 비슷한 집에서 살게 됐지만, 세상이 넓다 보니 이렇게 놀라운 일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진짜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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