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현호은 막현호미(莫見乎隱 莫顯乎微)’란 말이 있습니다. ‘중용’에 나오는데 ‘감추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내는 수 없고 숨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수 없다’는 뜻입니다. 낯설게 들립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이런저런 공을 들이는 세상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기자불립 과자불행(企者不立 跨者不行)’이란 말도 있습니다. ‘노자’에 나오는데 ‘까치발로는 오래 서지 못하고 가랑이를 한껏 벌려 성큼성큼 걷는 걸음으로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 하는 일이 한때는 통할지 몰라도 오래 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한때를 위해 발에 쥐가 나는 줄도 모르고 발뒤꿈치를 들고, 병이 나는 줄도 모르고 무리한 걸음을 옮기며 사는 것이 우리입니다. 한센병 환자를 고치신 예수님은 아무에게 아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