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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6

쉽게 쓰여진 시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의 시 ‘쉽게 쓰여진 시’ 중의 한 구절입니다. 윤동주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고뇌하고 사색하는, 그래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려던 시인이었습니다. 그가 가르쳐준 더 큰 울림은 ‘미안한 마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순연한 마음’입니다. 일제 치하의 험한 세상인데 너무 쉽게 시를 쓰고 있지 않은가 시인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합니다. 이 시를 보며 나의 설교를 돌아봤습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사는 마음이 아픈 성도들을 향해 너무 쉽게 설교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발효된 설교를 하지 않고 부패된 설교를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파렴치(破廉恥)라는 말이 있습니다. ‘염치가 없어 도무지 부끄..

소설과 설교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프랑스 시인 장 콕토는 시인을 가리켜 ‘거짓말로 참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시인 유안진도 시에 대해 ‘거짓말로 참 말을 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소설도 그러합니다. 소설은 ‘지어낸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어야 하고 거짓말을 위한 진실이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하얀 거짓말을 위해 아홉 가지 진실이 있어야 합니다. 아홉 가지 거짓으로 한 가지 진실을 믿게 만들려 한다면 소설이 아니라 사기에 가깝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공감해 잠을 못 이루거나, 소설 ‘돈키호테’를 읽으며 통쾌해합니다. 단순히 대리 만족을 넘어 주인공의 삶을 자신의 그것과 동일시하기에 그러합니다. 공감을 이끌어 내는 글은 그럴듯한 거짓말로는 불가능합니다. 진실이 있어..

이렇게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을 때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인 최승자의 시 ‘삼십세’ 중 한 구절입니다. 서른 살이 지나가면 우리의 삶이 안정될까요. 삶은 서른 살 때에만 서러운 것이 아닙니다.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칠순이 넘어도 여전히 서럽고 흔들리는 삶을 삽니다. “나는 20대부터 돈이나 가난, 또는 권력, 전쟁에서 비롯된 소유의 결핍보다도 생명의 결핍, 존재의 결여에 대한 틈을 메우기 위해 글을 썼던 것이지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고백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고희(古稀)가 넘어도 아니 죽을 때까지 ‘존재 앓이’를 합니다. 존재의 고통은 성공 여부와 상관없습니다. 많은 소유를 가지고 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야 비로소 ..

천둥 같은 첫 문장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소설가의 작품 중 가슴을 쩌렁쩌렁 울리게 하는 천둥 같은 첫 문장이 있습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이상, 날개)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여든날 하고도 나흘이 지나도록 고기 한 마리 낚지 못했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프란츠 카프카, 변신) 그러나 그 어떤 문장도 창세기 1장 1절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은 천지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천둥 같은 문장이 아니라 천둥까지 만든 첫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선포하신 후 인류와 모든 만물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

보고 싶은 것 너머를 보는 기적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같은 꽃을 보더라도 한의사의 눈에는 약재로 요리사의 눈에는 요리 재료로 가수의 눈에는 노래로 화가의 눈에는 그림으로 시인의 눈에는 시로 남자의 눈에는 고백으로 여자의 눈에는 낭만으로.” 이창현 작가의 도서 ‘내 마음 속의 울림’ 중 한 구절입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산(山)을 산처럼 보지 않고 물도 물 그대로 보지 않습니다. 사물을 볼 때 정복해야 할 대상, 심지어 돈으로 보기도 합니다. 예배를 드릴 때도 자신이 듣고 싶은 성경 말씀만 취사선택해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마치 변하지 않으려고 갑각류처럼 마음을 무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예배를 드려도 우리의 심령이 변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목욕탕 주인의 법칙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목욕탕 주인의 법칙’이라는 유머가 있습니다. 전국의 목욕탕협회에서 내린 결론이라는데 ‘누구에게나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어느 누구든 ‘때(grime)’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라고 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결정적인 ‘때(opportunity)’를 주십니다. 인생 최고의 기회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편안해지면 교회에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픈 사람이 병 나으면 병원에 가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때 많은 사람이 깨끗해지면 목욕탕에 가겠다고 말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죄 많고 고난이 극심할 때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때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고 믿음을 가질 수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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