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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인목사 9

100세 시대의 삶과 교회 - 한상인목사(겨자씨)

오늘날 한국사회는 100세 시대를 향해 급속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명의 변화는 삶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수명에 따라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통해 근면과 저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겨울을 지내지 않는 베짱이는 개미와 달리 땀 흘려 일하지 않고, 여름 내내 즐기며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루살이는 식량을 모아둘 필요가 없고, 1년생 곤충들은 겨울을 대비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신중한 삶의 준비와 각오가 필요합니다. 100년의 삶은 7년 가뭄과 7년 풍년을 겪을 수 있는 기간이므로 요셉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100세 시대에는 자녀들이 장성해 분가하고 직장을 은퇴한 후 수십년 동안 홀로 고독과 허무에 시달리기 쉽습니다..

럭비공과 희망 - 한상인목사

옛날 럭비공은 돼지 방광에 가죽 네 조각을 덧씌운 뒤 꿰매어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고무공으로 대체됐고 럭비풋볼유니온(RFU)은 1892년 타원형의 공을 공식 럭비공으로 규정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럭비공은 지금과 같이 점점 길쭉해졌다. 럭비공은 원주의 길이가 짧은 쪽이 28∼30㎝, 긴 쪽이 58∼62㎝이다. 럭비공은 원형의 공보다 훨씬 더 불규칙하게 반동한다. 그런데 이게 매력이다. 만일 정해진 대로 감으로써 희망이 없고 패배할 게 분명하다면 사람들은 정해진 대로 가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흙수저’인 사람들은 럭비공 같은 사회를 선택한다. 기존의 정해진 방식으로는 더 이상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을수록 럭비공 같은 스타 지도자가 갈채를 받는다. 이는 살기 위한, 희망을 갖기 위..

주상성자 시메온 - 한상인목사(겨자씨)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서북쪽으로 45㎞ 지점에 거대한 칼라트 세만 수도원 유적이 있습니다. 동방 기독교회에서 유명한 주상성자(柱上聖者) 시메온이 수도하던 땅에 세웠던 수도원의 폐허입니다. 시메온은 390년에 태어나 459년에 세상을 떠난 수도사입니다. 어릴 때 산상수훈의 말씀을 듣고 그런 행복에 이르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수도생활을 시작하면서 남다른 고행을 했습니다. 그의 진실한 믿음과 열정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도생활에 방해가 된다며 높은 기둥에 올라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때는 유혹을 견디고자 쇠사슬로 몸을 묶고 기도하며 하나님을 경배했습니다. 1000명에 달하는 제자들이 생겼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듣고 구원받고 병 고침을 받았..

선악과의 법과 낙원 - 한상인목사

공지영 작가는 ‘나의 하느님 공부’라는 칼럼에서 말합니다. “고통 중에서 이혼녀의 세월을 지낼 때, 돈 한 푼 없이 아이 셋이 다 학교에 다닐 때, 나는 도망치고 싶었다. 가진 것 다 팔고 사막으로, 유럽으로 다니며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들 때문에 밥을 해야 했고, 고춧가루 묻은 손으로 자판을 두드려 돈을 벌어야 했다. 어린 아들 놀랄까봐 큰 소리로 울지도 못했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나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사슬 같은 아이들이 나를 지켜주었다. 문득 나는 ‘타인의 시선이 지옥이다’라는 사르트르의 말은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급한 타인의 시선은 지옥이지만, 거룩한 시선은 우리를 지옥에서 구원한다.” 공 작가는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지옥’이라고 합..

황새 결송과 재판장이신 하나님 - 한상인목사(겨자씨)

‘황새 결송(決訟)’이란 작품은 원래 구전설화였으나 19세기 중반에 문자로 기록돼 전해졌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부자가 살았는데 흉악무도한 그의 친척이 재산을 탈취해가고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참다못해 관가에 고발했는데 그 못된 친척이 뇌물을 바쳐 결국 부자가 송사에 졌습니다. 패소판결을 받은 부자가 마지막 진술에서 황새의 재판 이야기를 하며 그릇된 재판을 풍자합니다. “옛날에 꾀꼬리 뻐꾸기 따오기가 서로 자기 울음소리가 예쁘다고 우겼습니다. 결판이 나지 않자 숲속의 최고 연장자인 황새에게 판결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따오기가 개구리 붕어 우렁이 조개 등을 많이 잡아다가 황새에게 청탁을 넣었습니다. 결심 날이 되어 새들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황새는 꾀꼬리 소리가 아름답긴 하지만 너무 슬프고, 뻐..

천만매린(千萬買隣) - 한상인목사(겨자씨)

중국 남북조시대의 역사서 ‘남사(南史)’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송계아라는 고위 관리가 정년퇴직한 후 살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여승진이란 사람의 이웃집을 천백만금을 주고 샀습니다. 소문을 들은 여승진이 송계아를 만나 백만금이면 사는 집을 어찌하여 천백만금이나 줬느냐고 물었습니다. 송계아는 집값은 백만금이지만 당신처럼 좋은 이웃을 얻는 데 천만금을 더 지불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이라는 고사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집을 사는 데는 백만금이지만 좋은 이웃을 사는 데는 천만금이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좋은 이웃을 찾아 비싼 값을 마다하지 않고 이사를 갑니다. 그들의 좌우명은 맹자의 공부를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좋은..

연패연전 - 한상인목사

19세기 중국 청나라에서 ‘태평천국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반란군 세력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해 황제가 보낸 토벌군은 연전연패, 즉 계속 싸웠지만 계속 지고 말았습니다. 토벌군 장군의 보고를 듣고 화가 난 황제는 조정관리를 보내 토벌군 장군을 처형하고, 다른 장군을 보냈습니다. 다른 장군도 연전연패하고 또 처형되기를 몇 차례 반복했습니다. 마침내 유능한 관료인 증국번이 토벌군 장수로 임명됐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반란군을 증국번도 물리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황제에게 연전연패가 아니라 ‘연패연전’이라고 글자의 순서를 바꿔 보고했습니다. 연패연전(連敗連戰), 즉 ‘계속 지지만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라는 보고를 받은 황제는 장군의 용기에 오히려 감탄했습니다. 황제는 증국번을 처형하기는커녕 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한상인목사

삼국지는 이웃나라 중국의 역사 이야기이지만 한국인에게도 친숙합니다. 촉나라의 유비는 오나라와 힘을 합쳐 위나라의 조조를 적벽대전에서 격파했습니다. 그때 제갈공명은 명장 관우에게 조조를 죽일 수 있는 계략을 가르쳐 줬습니다. 그런데 관우는 예전에 조조에게 신세진 일이 있어 차마 그를 죽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관우는 조조의 군대에게 퇴로를 열어줘 조조를 도망가게 했습니다. 제갈공명은 다 잡은 적장을 살려준 관우를 처형하려 했지만 유비의 간청으로 관우를 살려주면서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갈공명은 관우가 조조를 놓아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을 맡겼습니다. 아직 조조가 죽을 때가 아님을 알았기에 조조의 생사를 하늘에 맡긴다는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일을 행하고 천명을 ..

마지막까지 힘을 다하라 - 한상인목사

1845년 11월 앗수르의 고대 도시인 님루드에서 발굴작업에 한창이던 헨리 레이야드는 15m나 땅을 팠는데도 아무 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발굴을 중단하자는 인부들을 독려하며 조금씩 더 파도록 했습니다. 인부들은 할 수 없이 단단하고 메마른 땅을 다시 파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돌기둥’(흑색 방첨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왕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유물인 앗수르 왕 살만에셀 3세의 검은 돌기둥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 돌기둥은 위가 좁아지는 직사각형 형태이며, 2m 높이에 하단 폭이 60㎝로 5단의 그림과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앗수르 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예후의 모습과 ‘예후, 오므리의 아들’이라는 글귀도 있었습니다. 레이야드의 인내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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