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포천 일동감리교회 11

당신의 풀밭은 아직도 푸릅니까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초대교회 교인들은 바닥에 물고기 그림을 그려 상대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은밀하지만 강하게 말했습니다. “내일 주님께서 오십니다!” 오늘은 비록 박해를 받고 힘들지만 주님께서 곧 오신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 그들은 신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안식년에 아프리카 잠비아와 남아공을 방문했습니다. 지금도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고난의 길을 선택하는 걸 의미합니다. 매를 맞거나 쫓겨나기도 하고 심지어 처형을 당하기도 합니다. 부족 사회이기 때문에 종족으로부터의 이탈은 고통과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이들의 회심은 남다릅니다. 어떤 이가 기독교로 개종하면 하루 종일 잔치를 벌이며 축하합니다. 그들은 지금도 진지하게 서로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풀밭은 아직도 푸릅니까?” 우리..

조건 없는 사랑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실명했습니다. 아들의 절망과 좌절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삐뚤어져만 가는 아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지만 말이 없었습니다. 균열난 상처에 굵은 소금을 문지르듯 아픔의 나날이었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어머니는 더 아팠습니다. 그러던 중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누군가 청년을 위해 한 쪽 눈을 기증한 것입니다. 한 쪽 눈으로 뭘 하느냐고, 그래도 여전히 애꾸라고 아들은 투정을 부렸지만 그때도 어머니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드디어 회복실에서 아들이 붕대를 풀게 됐습니다. 서서히 붕대를 풀던 아들은 상대방 침대를 보는 순간 크게 오열하고 말았습니..

그림자의 중요성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프랑스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1781∼1838)가 쓴 ‘그림자를 판 사나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가난한 슐레밀은 함부르크의 부잣집 파티에서 회색 옷을 입은 사내를 만납니다. 사내는 금화를 쏟아내는 마법 주머니와 슐레밀의 그림자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가난에 싫증을 느낀 슐레밀이 얼떨결에 승낙하자 사내는 마법 주머니를 주고 그림자를 돌돌 말아 자루에 넣고는 사라졌습니다. 마법 주머니를 소유한 슐레밀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림자가 없다고 사람들이 놀리고 심지어는 유령이라며 두려워했습니다. 슐레밀은 낮에 밖으로 나올 수 없었습니다. 고립된 채 살다 사랑하는 약혼자도 떠나보냅니다. 홀로 방황의 길을 떠나게 된 슐레밀이 마지막에 친구에게 말합니다. “사람들 틈에서 살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림자..

돌아오지 못하는 지점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몇 해 전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그 경관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포효하는 폭포소리와 하늘 높이 이는 물보라, 바다를 닮은 폭포 상류는 보는 사람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폭포 앞에서 소리치면 젊어진다고 해서 “나이야, 가라!”고 외치며 웃은 적이 있습니다. 이 폭포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지점’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그 지점을 지나면 어떤 사람이나 새도 물결에 휩쓸리거나 물보라 폭풍을 맞고 추락하고 맙니다. 죽은 가축이 물에 떠내려 오면 독수리나 매, 까마귀들이 쪼아 먹기 시작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먹이를 뿌리치고 일어나야 하는데 욕심 많은 놈들은 계속 쪼아 먹다 결국 사체와 함께 폭포 속으로 추락해 버리고 맙니다. 그 알량한 날..

감사의 출발점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찬양에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각자 아픈 곳이 있으면 손을 대고 찬양을 불러보세요. 큰 기적이 일어납니다.” 시골교회 부흥회에서 찬양을 인도하던 강사의 외침에 한 할머니가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 치질은 어디에다 손을 댄대요?” 어느 찬양팀이 집회를 인도할 때의 일입니다. 뜨겁게 찬양을 인도하던 리더가 박수를 치며 찬양하자고 요청했습니다. 모든 회중이 뜨겁게 박수를 치며 찬양을 하는데 회중석 가운데 있던 한 중년 남자가 자기 뺨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찬양을 부를 땐 가슴을 움켜쥐듯 간절하게 찬양하다가도 박수를 치자고 하면 자신의 뺨을 세차게 때리며 찬양했습니다. 이 엽기적인 행위에 찬양대원들은 놀랐습니다. 무슨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자학증세가 있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

타이밍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이발소 주인이 예수를 믿어 구원받은 후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과 그 피로 우리가 죄 사함, 곧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면도를 받기 위해 누운 손님에게 날이 선 면도칼을 들이대며 정중하고 엄숙하게 물었습니다. “손님, 혹시 피 흘림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어떤 일을 할 때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저는 시간을 놓쳐 후회하거나 일이 지난 후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신학생 시절, 짐을 들고 버스에 오른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지 하면서도 기회를 놓쳐 망연히 앉아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성과 양심은 일어서라고 말하는데 본능에게 지배당한 후 결국 양보하지 못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도 적시 적소에 해야 하는 타이밍을 놓..

오해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어느 목사님이 교도소에 수감된 청년을 위문하러 갔습니다. 그는 자동차 절도혐의로 복역 중이었지요. “힘들지? 조금만 참아라. 자네 나오면 내가 힘껏 도와줄게.” 그러자 자동차 절도범이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그런 소리 마세요. 도와주다니요? 자동차를 훔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나 하세요?” 우리는 가끔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파악하려고 하기에 오해가 생기고 상황이 악화되곤 합니다.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 부인은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한 인류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상과 화학상 등 두 개의 노벨상을 받은 천재입니다. 5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난 퀴리 부인은 어릴 적 어머니에게 큰 서운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한 번도 자신을 ..

스탕달 신드롬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적과 흑’의 저자 스탕달은 1817년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크로체교회에서 미술품을 감상한 후 심장이 뛰고 현기증이 나며 숨이 막히는 체험을 했습니다. 이유는 미술품들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이를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라”(출 33:20)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하나님을 보면 죽을까요. 불경해서일까요, 아니면 무서워서일까요. 한 신학자는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아름다움을 겨루는 대회입니다. 미인을 뽑는 대회지만 진(眞)이 제일 높은 위치에 있으니 아이러니합니다. 진선미(眞善美)가 아니라 미진선(美眞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1세기 교회는 어떠해야 할까요. 교회사는 진선..

희생의 흔적이 있는가 - 정학진 포천 일동감리교회 목사

세상에는 흔해 보이지만 소중한 것이 있고, 귀하게 보이지만 하찮은 것이 있습니다. 물은 흔하지만 소중합니다. 금은 귀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사람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이아몬드는 귀하지만 산소결핍증에 걸린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남은 생을 투자해야 할까요. 성경은 그 보물을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씀합니다. 평생 살면서 옥합 한 병 만들지 못한 사람도 불행하지만, 깨뜨려야 할 때 깨뜨릴 줄 모르는 사람은 더욱 불행합니다. 자신의 전체를 팔아 살 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한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손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해본 흔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귀한 사람입니까...

피그말리온 신드롬 -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오래 전 목회에 대해 심하게 갈등한 때가 있었습니다. 주의 종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확신이 없었고, 매 시간 무기력이 전신을 싸고돌았습니다. 견디다 못해 고 윤주봉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철딱서니 없는 젊은 목회자의 고민을 다 들으신 후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정 목사, 난 자네가 자랑스러워. 자네와 함께하던 시절이 내겐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거든.”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은 대학 시절 만난 세 친구 덕분에 작가가 됐다고 공언했습니다. 첫째는 보든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거부 ‘호레이쇼 브리지’인데 무명작가에게 출판비 전액을 지원했습니다. 둘째는 정치인 ‘피어스’로 정계 기반을 닦자마자 집필활동을 도왔고 무명작가를 대작가로 미리 예우한 인물입니다. 후에 미국 14대 대통령이 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