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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평촌교회 12

마라나타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예수님의 재림은 십자가의 구속만큼이나 기독교의 중요한 신앙입니다. 과거의 십자가는 무한한 은혜로 여기고 생각만으로도 뭉클하면서 미래의 재림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예수님이 오늘 오신다면’이란 질문에 난색을 표하며 오늘 오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으면 주님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슨 준비를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지은 죄를 회개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경건한 생활을 하겠다’고 답합니다.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려는 것 같지만 실상은 준비를 잘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여전히 죄 가운데 있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버리는 사랑을 주시고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무조건적인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를 구원해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

천국과 지옥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성도가 성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교회에서 천국과 지옥 이야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면서 처음하신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입니다. 성경에서 ‘지옥’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하신 분도 예수님입니다. 성경에 ‘천국’이란 단어가 38번 나오는데 36번을 예수님이 말씀하셨고, ‘지옥’은 13회 중 11번을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경을 가르치는 목사의 입에서 천국과 지옥이란 단어가 사라졌습니다. 신학교 시절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이 ‘죄, 회개, 지옥’에 대해 설교하면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니 그런 단어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

명절 인사말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내일부터 닷새간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흩어졌던 가족들과 친척들을 오랜만에 만나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정말 관심이 많아 묻는 것은 아닙니다. 관심이 있었다면 평소에 연락해서 물었겠지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하는 인사말일 뿐입니다. “언제 취직하냐, 언제 결혼하냐, 공부는 잘하냐, 이번에 몇 등 했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인사말이므로 대답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인사말을 듣는 사람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손위 어른들이면 무례하게 반응할 수도 없어서 그저 상처로 남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인사말이 듣기 싫어서 가족모임에 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을까요. 이번 명절에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내가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이 뭐냐”고 물어봐 주면 어떨까요? 단순히 장래희망을..

다르게 보이는 세상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이 그림에서 뭐가 보입니까. 고개를 돌린 여인이 보인다는 분도 있고, 고개를 숙인 노파가 보인다는 분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만 보였지만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면, 보지 못했던 그림이 보입니다. 그림은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볼 때 재미있지만 우리의 인생과 신앙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후 가나안에 12명의 정탐꾼을 보냈습니다. 40일간의 정탐을 마친 사람들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것을 보았지만 정반대의 보고를 합니다. 열 사람은 “우리가 메뚜기 같다”고 했고, 두 사람은 “그들이 우리의 밥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열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가나안 일곱 족속보다 훨씬 강력했던 애굽을 몰락시키신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았습니..

다음세대 사역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언제부턴가 ‘다음세대’는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대변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다음세대 사역을 한다고 하면 주일학교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청소년부를 위한 집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주일학교는 반토막이 났고 청소년 복음화율은 4% 미만입니다. 주일학교 프로그램을 아무리 개선하고, 청소년 집회를 참신하게 기획한다고 하지만 그 관심과 시각은 교회 안에 들어온 다음세대를 향해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복음의 성격을 백 마리 양이 있는 주인이 울타리 안의 양 아흔 아홉 마리를 두고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는 것에 비유하셨고, 하늘에서는 의인 아흔 아홉 명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한 것을 더 기뻐한다 하셨습니다. 한국교회 상황을 비유하면 울타리 바깥의 양 아흔 마리를 두고 울타리 안에 ..

기능적 존재, 관계적 존재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요셉은 히브리인을 천대하는 애굽 사회에서 바로왕 다음가는 총리로 살았습니다. 그는 바로가 지어준 ‘사브낫 바네아’라는 이름을 가졌고, 바로가 내려준 옷을 입고, 버금수레를 탔습니다. 그러나 고향과 가족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요셉은 20년 만에 형들을 만나 자신을 드러냅니다. “나는 요셉입니다. 형들의 동생입니다.” 애굽 총리로 살아가는 요셉에게 이것은 부정적인 고백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요셉은 담대하게 말했습니다. 애굽 총리로서 기능적 존재도 중요하지만 히브리인 야곱의 아들이요, 열두 형제 중의 한 명인 관계적 존재의 중요성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실 때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사람은 타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 건강한 존재감을 갖도록 창조됐습니다...

기도와 감사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얼마 전 고교 동창생 SNS 밴드에 ‘더위 중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지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목사인 것을 아는 비신자 동창이 ‘기도해서 비 좀 내리게 하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친구는 무신론자로서 평소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댓글이 어떤 의미인지 와 닿았습니다. 저는 수련회에 가서 기도하겠다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수련회 중에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요즘 폭염 때문에 힘들어하고,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뉴스를 통해 독거노인이나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위에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 땅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대지의 열기를 식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또한 제게는 살아계신 하나님과 성도의 기도를 비신자 친구에게..

기도의 경쟁자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상가 교회당에서 부교역자로 지내던 시절,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를 마치고 교회 문을 잠그는 것이 중요한 임무였습니다. 어차피 마지막에 나가야 하니 그때까지 기도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여전히 기도하는 분이 있으면 다시 앉아 인기척이 사라질 때까지 기도했습니다.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도하고 일어설 때면 마지막까지 기도했다는 묘한 쾌감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금요기도회 때 기도할 것이 남아서 개인 기도를 위한 음악이 끝난 후에도 낮은 음성으로 계속 기도했습니다. 음악이 끝나면 성도들이 기도를 마치고 일어섭니다. 몇몇 분의 나지막한 기도소리가 들리다 곧 적막이 흘렀습니다. 다들 기도를 마쳤나 싶어 저도 일어서려는데 어둠 속 저편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누군지 봐뒀다 나중..

하나님의 것, 내 것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2004년 초 개인기도 시간에 대뜸 마음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중에 개척해서 설립예배 준비까지 다 마쳤는데 하루 전날 다른 사람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내줄 수 있겠느냐?” 저는 성장하며 두 교회의 개척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기도와 수고를 목격했습니다. 설립예배의 감격이 어떤 것인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럴 수 없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두 달간 개인 기도시간은 눈만 감았을 뿐, 기도의 문이 닫힌 시간이었습니다. 숨 막히는 답답함에 펑펑 울며 “하나님의 교회이니 하나님 마음대로 하십시오”라고 항복했습니다. 며칠 뒤 다시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평생 부목사를 할 수 있겠느냐.” 저는 “담임목사 시키실 거면서 왜 이런 질문을 하십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눈만 감..

하나님의 이야기, 내 이야기 - 강신욱 남서울평촌교회 목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48년 국민당이 집권한 후로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을 실시했습니다. 흑인과 백인을 분리해 백인에게는 경제적으로는 물론 교육 건강 등을 배려하고 우선권을 줬으나 흑인에게는 기본권을 주기는커녕 강제이주와 감금 고문 등이 이어졌습니다. 1994년 27년간 투옥됐던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됐을 때, 그는 백인에게 보복하지 않고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위원회를 통해 2만 명 넘는 사람들이 3500페이지 분량의 인권침해사례를 이야기했습니다. 아픈 과거를 드러내고 국민이 공유해 진실과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야기하고 함께 진실된 역사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개인적인 치유와 공동체적 회복이 일어난 것입니다. 인간의 죄를 지신 예수님은 오히려 인간들로부터 멸시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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