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기도하며/용혜원시모음

우리들의 영웅 - 용혜원

축복의통로 2016. 12.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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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자네의 열변에 우리의 가슴은 부풀었네. 

꿈 실은 황금열차가 달려오는 듯했지. 

우리가 원한다면 

하늘의 별 몇개쯤 따다 우리들 가슴에 

달아줄 것만 같았어. 

우리의 귀는 요술에 걸린 듯 솔깃하였네. 


우리들의 주머니는 항상 비어 있었지만 

가슴엔 황금 씨앗을 뿌려주었지. 


친구야! 

자네는 역사의 영웅보다 위대한 우리들의 영웅이었다. 

어느 날 

네가 사라져버렸을 때, 

우리는 너의 말대로 백마 탄 기사가 되어 돌아올 줄 알았지. 

비 쏟아지던 날 

추적 추적 망아지 꼴이 되어 왔을 때도 

우리는 동정하기보다 환호하며 반겼다. 


친구야, 우리는 너만을 믿었다. 

너만은 다르다고 

우리들의 영웅 

그날도 너는 밤새도록 게걸대며 노래 불렀다. 


너의 패기를 보면 

밝은 대낮에도 별들이 노래할 줄 알았는데, 

평범한 사내로 살아가는 걸 보면 

학창시절은 더욱 아름다웠네 우리들의 영웅아! 

그리운 사람아, 아름다운 친구야! 

자네의 허풍 속에 진실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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